2022년 1월 21일 방송(시즌4, 3화)
안녕하실 걸로 생각됩니다. 크리에이터 베지미림입니다.
저는 현재 클래스101에서 ‘배부르게 날씬해지는 33일 - 자연식물식 다이어트’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클래스101의 11만 명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제가 여기까지 와서 사내방송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큰 영광이네요.
저는 남자친구와 함께 용인에서 작은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함께 키우는 강아지도 10살이 되었고, 함께 오픈한 작은 브런치카페 겸 와인 바는 벌써 9년 째 운영 중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가게는 ‘레트로카페 33’입니다. 저희는 전 세입자가 방치한 듯한 작은 공간을 두 달간 직접 인테리어 해서 매장을 오픈하게 됐어요. 두 달간 인터넷 검색으로 인테리어를 배우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가게를 완성했습니다. 인부도 쓰지 않고 둘이 공사만 두 달 넘게 하고 있으니까 동네 주민분들은 저희가 건물주라서 월세 걱정 없이 리모델링 하는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카페 입구는 건물 뒷쪽인데다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이라서 우연히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는 위치예요. 게다가 바로 옆엔 이미 잘 되고 있는 브런치 카페가 있었구요. 저희 매장이 있는 골목은 특색도 없고 메인 상권에서 떨어져 있어서 조용한 골목인데요.
왜 저희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곳에 카페를 열었을까요? 이 얘길 시작하려면 10년 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로 가봐야 돼요.
저는 남자친구와 10년 전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만나게 됐어요. 누군가 재밌다고 알려준 어플을 한 번 해본다는 게 한 남자랑 연결이 됐습니다. 직접 만나기 전에 전화 통화를 했는데 목소리도 너무 좋고 저랑 유머 코드도 비슷하더라구요. 그래서 실제로 한 번 만나봤어요. 근데 나가보니까 제 스타일이 아닌 거예요. 그냥 밥을 대충 먹고 헤어지면서 이 남자는 내 이상형이 아니다~ 했는데, 역시 얘기가 잘 통하고 다정한 게 중요하더라구요. 처음엔 제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몇 번 더 만나게 되면서 연인이 됐습니다.
사귄지 1년 쯤 됐을 때, 저희 둘 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서로가 함께있을 때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둘이 하루 종일 같이 있으려고 가게를 준비하게 됐죠. 둘 다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었는데요, 창업을 하려고 보니까 저희 수중엔 1500만 원 정도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작정 시작한 것 같아요. 돈이 없었으니까 인테리어도 둘이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다행히 제가 미술을 전공해서 인테리어 감각이 있었고, 남자친구는 요리를 가르치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서 대중이 열광하는 맛을 금세 파악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저희는 말도 안되는 상권에서, 테이블 세 개로 생계형 자영업자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공간에, 좋아하는 음식을 팔고, 좋아하는 커피와 술 그리고 잔잔한 재즈와 따뜻한 조명이 있는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그 따뜻하고 애착이 있는 공간에서 단골 손님들과 함께 하는 한 잔과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고 마시는 노동주가 어찌나 맛있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몇 년을 장사하다보니까, 야금야금 살이 쪄있더라구요. 남자친구는 거의 100킬로그램이 되어가고, 저도 가게 오픈할 때보다 10킬로그램이나 쪄있는 거예요. 너무 충격 받아서 다이어트를 결심했어요. 다들 아시죠? 저탄고지! 탄수화물은 줄이고, 닭가슴살과 야채만 조금씩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했어요. 그동안 무분별하게 먹다가 독하게 식단을 하니까 살이 빠지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식단을 제한했더니 장이 안 좋아져서 장염에 걸리기도 하고 계속 배고픔과 싸워야 하다보니까 결국 식습관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면서 몸무게도 흔히 말하는 ‘요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다이어트고 뭐고, 생계형 자영업자인 저는 비상이 걸렸죠. 어떻게 하면 이 시국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치즈 불닭에 술 한 잔 곁들이면서 고민을 했습니다. 누가 쓴지도 모르는 걸 퍼다 나른 블로그의 글들은 신뢰하기가 어려워서, 책을 여러 권 읽고 공부를 하면서 왜 코로나19가 생겼는지, 내가 뭘 해야되는지 찾아나갔어요. 그러다가 코로나 19의 원인 중 하나가 인류의 무분별한 육식문화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거의 매일 먹던 고기 한 점이 나비효과가 돼서 이런 전염병을 만들게 됐구나! 우선, 나라도 먹지 말아야겠다!하는 생각에서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채식만 하려고 했더니 단백질 부족도 걱정되고 영양불균형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논문과 책들을 바탕으로 공부 하다보니까, 오히려 채식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그렇게 자연 식물식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장 속에 유익균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넣어주니까 디톡스가 되면서 저절로 살도 빠지고 에너지는 더 넘쳤어요. 저는 브런치카페 맞은편에 수채화 클래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투잡이라 너무 바빠서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시간이 없던 게 아니라 에너지가 없었던 거더라구요. 자연식물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활력이 생기면서 내가 뭔가를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클래스101을 알게 됐습니다.
한 번 둘러만 보려고 우연히 들어간 홈페이지에서 자연스럽게 수요조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동안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클래스를 제작하는 2~3개월이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살았던 시기고, 제일 가치 있는 작업을 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도 많고 타이트한 스케줄에 체력과 정신력, 영혼까지 끌어 모아야 되는 작업이었는데 수호천사 MD향님과 아네스PD님이 안 계셨으면 클래스 런칭 어려웠을 거예요. 그리고 양갱 매니저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클래스101에 자연식물식 클래스를 런칭하고 그 후로는 손대는 일마다 잘되고 있는 거 아시나요? 제가 이정도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구나! 라는 경험을 하고나니까 뭐든 할 수 있는 의지가 생겼어요. 이렇게 혼을 갈아넣을 수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클둥이 여러분이 크리에이터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클원에는 대나무숲이 있다고 들었어요. ‘당신이 대나무숲에 올 일이 없다면 너무 안전한 실행만 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너무 인상적인 말이에요. 크리에이터에게 용기를 불어 넣고, 도전할 수 있게 에너지를 주는 것처럼 클둥이들도 언제나 과감히 도전하고 실수하고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크리에이터로서 함께 할게요.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진짜 세상을 바꾸고 있는 클둥이분들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는 에릭사티의 짐노페디 1번 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 베지미림이었습니다.
다시 듣는 101MHz
101MHz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클래스101 오피스에서 짧게 방송하는 사내 프로그램입니다. 시즌1~시즌3에서는 클둥이들이 세상을 바꿔가는 이야기를 소개하였으며, 시즌4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사랑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그리고 모든 직원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사연들을 모아 '다시 듣는 101MHz'로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