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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드 Dec 26. 2023

눈을 보는 마음

클로드 감성시

눈을 보는 마음

-클로드-


눈 쌓인 호수를 바라보며
각기 다른 웃음이 모여들었다

나란히 벤치에 앉은 연인
그 뒤로 깔깔 웃음 썰매를 끄는 가족

그들은 서로 알고 있을까
같은 시간이 있었고 올 거라는 것을
우리는 누군가의 과거이자 미래라는 것을

그때 눈가 깊은 웃음 하나 천천히 들어온다
불편한 몸 바퀴에 싣고 썰매처럼 눈길을 미끄러져 들어온다
아이처럼 환한 얼굴로 눈부신 눈을 기쁘게 맞이하며

눈 속에서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얼음 썰매에 환호성 지르던 어린 날을 보았을까
눈에 담긴 추억들이 햇살과 함께 부서져 반짝였을까

그 웃음은 지금을 향해 있었다
수 세월 맞이해도 반가운 눈을 향해 있었다
순수히 눈을 기뻐하는 그 웃음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어제의 눈은 녹아도 여운으로 남아 한켠 자리를 잡는다

내 나이만큼 더 살아내면 알게 될까
그 깊은 웃음을



눈 내린 성탄절, 호수 공원에서 여러 풍경을 마주합니다.
사이좋은 연인, 아이 눈썰매 끌어주는 엄마 아빠.
그들을 보며 누군가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분이 더 들어옵니다.
전동차에 몸을 싣고 눈길을 천천히 달리시는 모습.
썰매를 탄 듯 환한 표정은 깊은 주름을 활짝 웃게 했습니다.
어떤 행복을 떠올리고 느끼고 계실까 가늠해보려 했고,
그 여운이 제 마음에 사진처럼 남았습니다.

눈을 보며 행복하게 달려갈 먼 훗날의 나를 위해
이 겨울 감성을 기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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