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모이는 어느 곳에서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주제가 바로 MBTI다. 다양한 사람의 성격을 오직 16개의 유형으로 획일화할 수 없다며 ‘MBTI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MBTI 관련 화두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MBTI가 대세가 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최근 면접장에서도 MBTI 질문을 받았다는 후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렇다면 MBTI가 유용하든 무용하든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 면접관이 MBTI를 물어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지원자의 MBTI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질문일까.
번역 : 직무 수행이 도움이 되는 본인의 성향은 무엇인가요?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스타일이나 기질을 단시간에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경력직 채용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도 비용이기 때문에, 경력직 입사자의 직무 및 조직 적응 시간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지원자의 향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능력과 일하는 스타일을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회사에서 각 직무 관련 통상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이나 성격이 있다. 선입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지난 시간 동안 그 직무를 수행했던 여러 사람들을 겪어오면서 경험적으로 쌓아온 데이터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사에서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사람의 기질과 특성을 대략 스케치 해놓고, 기왕이면 이와 결이 비슷한 지원자를 채용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영업 직무를 예로 들면, 보통 내향(I형)적인 사람보다 외향(E형)적인 사람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른 장점들을 살려서 영업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MBTI를 회사가 그린 이상형에 맞추어 속일 필요는 없다. 지원한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될만한 본인의 성향을 잘 연결 지어 면접관에게 설명하면 되는 것이다.
번역 : 우리 조직의 분위기에 맞는 지원자인지 알고 싶어요.
다르게 번역해 보면 MBTI는 지원자의 조직 적응 가능성을 물어보는 질문일 수도 있다. 여러 자리에서 상대방의 MBTI를 물어보는 이유는 결국 나와 상대방이 얼마나 비슷하거나 다른지 파악해 보고, 나와 얼마나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예측해 보기 위함일 것이다.
조직장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기에 이 역시도 물론 정답은 없다. 성향이 비슷한 조직구성원끼리 모아놓고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고와 의견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최대한 다양한 성향의 구성원을 조직에 두고 싶어 하는 조직장도 있다. 그래서 결국 정답은 ‘솔직함’이다. 그 솔직함 속에서 자기 어필을 얼마나 잘하는지가 면접의 성패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