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문중일기 06화

일요일, 문 안 열어요?

자영업자는 언제 쉬는가? (1)

by Philip Lee

날씨 좋은 주말 오후. 바람 쐬러 나가는 사람이 많다. 다들 기분 좋게 놀러가는데, 홀로 가게에 멍하니 앉아 있다. 안색이 좋지 않다. 누군가 내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한마디 했을 것 같다.


“괜찮으세요? 정신 좀 차리세요.”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파오고, 편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어제 야식이 문제였나. 제대로 체했나 보다. 손님도 별로 없는데 집에 가서 쉴까?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난 함부로 쉬면 안 되는 자영업자니까...


처음에 문구점을 열었을 때, ‘보통 사람들처럼 일요일에 쉬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쉬었다. 한 달 쯤 지나자, 이런 질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일요일, 문 안 열어요?”

“일요일에 준비물을 사러 왔었는데 닫혀 있던데요?”


이렇게 되묻고 싶었다.

“물으시는 어머님(아버님)은 일요일에도 일하세요?”

“너네는 일요일에도 학교 가니?”


질문들은 이후로도 들려 왔다. 결국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의 계속된 질문과 부탁(협박?) 끝에 일요일에도 문을 열게 됐다. 그러고 보니 문구점이 위치한 상가의 가게들은 주말에도 거의 일을 하고 있었다. 미용실, 빵집, 슈퍼, 세탁소, 반찬가게...


나는 그때까지도 자영업자의 기본적인 소양과 마인드가 없었던 것 같다. 예전 직장 다닐 때의 습관(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주말에 쉬는)을 이젠 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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