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밤이 새도록 너의 전화를 기다린다.
버튼 한번 눌러 니 목소리 듣는 게 뭐가 그리 대수라고 꾹꾹 참고 기다린다.
전화를 기다리는 건 내 마음이나
전화를 거는 건 니 마음이니 우리는 늘 어긋난 마음을 갖고 산다.
니 벨소리만 다르게 지정해두고 니 이름 앞에 하트 몇 개를 붙여놓으면 그 때서야 완성된다. 니 전화가 불시에 들이 닥쳐도 당연히 올 전화였음을 알려주는 표식들이 날 안정시킨다.
평소와 다른 벨 소리가 울리면 심장이 덜컹 덜컹 거리며 요동친다. 뭘 하고 있었냐는 당연한 질문에 니 전화 기다리고 있었다는 당연한 말은 차마 하지 못 하고
그냥 있었다고 대충 둘러댄다.
나는 오롯이 너의 전화만 기다리느라 애꿎은 밧데리만 닳았다고. 지문이 흩어질 때까지 똑같은 니 메세지를 읽고 또 읽었노라고.
밤이 새도록 니 전화를 기다린다.
밤은 참 길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