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솔직에세이
얼마 전부터 동네에 찹쌀떡 장사꾼이 목청을 높이고 다닌다. 처음에는 분명 남자일 거라 생각했는 데, 창문을 내다보니 풍채 좋은 아주머니다. 목소리를 크고 우렁차게 낸다 해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아무튼 발성은 남달랐다.
찹쌀떡 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상황이면
요즘 보기 힘든 찹쌀떡을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니며 길목 한가운데서 미치도록 소리를 칠 선택을 하는 걸까?
뭐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어떻게 하다가 그런 선택을 해야겠다 하는 결정을 하고, 지금의 삶을 사는 걸까?
뭐 그런 쓰잘없는 생각들 말이다.
왜냐면 그 동안 나의 수많은 선택이 정말 나의 선택이었는지 늘 돌아보게 되니까.
어제 영화 킹키부츠를 봤는 데 꽤 송곳같은 말들이 많았다.
마케팅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시골을 떠난 남주인공은 아버지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게 된다.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탓에 얼떨결에 자신의 미래가 유턴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버지의 창고에는 재고만 가득하다. 어디에서도 받아 주지 않는 오래 신을 수 있는 신발. 덕분에 회전율이 낮다.
패셔너블하지도 트렌디 하지도 못 해 정형화된 신발만 계속 계속 쌓여간다.
결국 그는 직원들을 한 명씩 한 명씩 불러 해고를 통보한다.
그때마다 그가 하는 말은,
"제가 어쩌겠어요?
지금 신발 공장 10개 중에 9개가 문 닫는 세상인걸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뭘 하겠어요?"
라는 말이었다. 그게 그의 진심이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이었다.
그렇게 계속되던 해고 속에 한 직원이 발끈한다.
"뭘 어쩌냐고? 그게 핑계야?
뭘 어떡하냐니!
남들은 틈새시장을 공부하느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여기저기 쫓아다니기 바쁜 데,
넌 책상에 앉아한다는 말이,
내가 뭘 어쩌겠냐고?"
그 말 한마디가 그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더불어 내 뒤통수도.
가끔은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결국 포기하고 만다.
포기도 선택이다.
그리고 그것도 용기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금방 손을 놓는 일이 더 많았다.
이제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으면 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 핑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많은 나의 선택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로 끝맺음된다.
그리고 결국 매번 원점으로 돌아오는 나를 마주친다.
물론, 처음으로 돌아오는 나는 예전의 나는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이상의 나도 아니다.
아-
저 처절한 찹쌀떡 소리보다 나은 결정이 과연 내게 있었을까?
오늘따라 밤바람이 유난히 차다.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작가와 한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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