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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Oct 25. 2017

57. 긴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불안이 거꾸로 처박혀있다.


새어나오는 비명을 틀어 막고 눈을 감아 본다.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일 인 것을 알면서

새로울 것 없는 낡은 책을 펼치고 또 펼쳐본다.


당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당신이 와 줬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무어에 이끌리 듯 자신 조차도 이유 모를 이유로 당신이 짠 하고 나타나,

이제는 되었다. 그만 되었다

하고 등 두들겨 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있다.


그림자의 꼬리는 길게 늘어져만 가고

아무리 당겨도 아무도 오지 않는 시간을 붙잡고

불안한 마음만 홀로 거꾸로 처박혀 있다.


더 이상 울지도 않고 늘어진 시간을 손 하나에 말아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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