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불안이 거꾸로 처박혀있다.
새어나오는 비명을 틀어 막고 눈을 감아 본다.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일 인 것을 알면서
새로울 것 없는 낡은 책을 펼치고 또 펼쳐본다.
당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당신이 와 줬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무어에 이끌리 듯 자신 조차도 이유 모를 이유로 당신이 짠 하고 나타나,
이제는 되었다. 그만 되었다
하고 등 두들겨 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있다.
그림자의 꼬리는 길게 늘어져만 가고
아무리 당겨도 아무도 오지 않는 시간을 붙잡고
불안한 마음만 홀로 거꾸로 처박혀 있다.
더 이상 울지도 않고 늘어진 시간을 손 하나에 말아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