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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Oct 25. 2017

58. 맞이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잠시 스친 것 뿐인데 속절없이 깨지는 목이 긴 유리잔처럼

파탄난 심장을 몇 번이나 밟고 넘어서  척척 걸어오는 당신이었다.


텅 빈 가슴 속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작은 풀 벌레가 숨어 들듯이

찌르르 찌르르 소리는 나는 데

당신 얼굴은 보이지 않는 다.


고독에 찬 수면 아래로

비죽히 얼굴을 집어 넣고

보르르 보르르 물 소리를 듣는다.


당신인가


가슴 속 우물 소리는 벽을 타고 올라가 밤 하늘을 찔러본다.


맞다. 당신이다.

족한 파편에 손 끝이 베인 듯  

멈춰보면 또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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