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
그날 밤
당신이 조용히 건넨 말에
내 마음 어디선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것이
어디가 부서진 건지 알지 못했지만
알고 보니
당신이 닿은 자리였다
나를 품어주어서 고마웠고
좋아해주어서 고마웠고
내가 나약해도
괜찮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어쩌면
사랑해요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고마워요라는 뜻일지도
당신이 내 삶에
그저 있어줬던 그 시간들이
내가 살아온 어떤 설명보다
따뜻했다
그렇게 다정하고도 조용한 방식으로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