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나를 본다.

#757

by 조현두

계절이 나를 본다


여름은 불붙은 창으로

내 숨결을 가두고


타는 유리 속에서

나는 시험받는 불꽃이 된다


가을은 낙엽의 뼈로

편지를 쓰듯 나를 읽는다


흩날리는 문장마다

나는 저물어 가는 시간을 받아 적는다


뜨겁게 몰아붙이던 시선이

갈색 그림자로 식어갈 때

나는 묻는다

흘러가는 것이 나인가

흘러가도록 두는 것이 나인가


빈 종이에 너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쓰레기통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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