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있는 곳

#760

by 조현두

가을은 이름을 되찾는 계절이다

낙엽은 흙으로 돌아가며

자신의 문장을 완성한다


운명이란

이름 짓는 일

아직 오지 않은 것을

이미 불러내는 용기


낙엽은 제 발로 길을 택하고

하늘은 아무 말 없이 허락할 뿐

그리고 책임이란떨어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일


가을의 끝에서 나는 안다

운명은 멀리 있지 않다

이 바람의 냄새

이 손끝의 냉기


자유의 질감이 스며드는 지금

그곳이 바로

운명이 있는 곳


우리의 운명은

자유를 마주하는 일

서늘한 바람처럼 피부에 닿고

무언가를 놓아야만 느껴지는 공기 같다


바람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

소리 남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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