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떠난 자리는 그냥 두세요

#763

by 조현두

참 사랑이란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지요

아, 그대와 나는

늘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


끝없던 여름이 식고

푸른 잎이 떨어진 자리엔

조용한 바람만 맴도네요


차가운 냉소가

붉게 상기된 아픔을 달래겠지만

우리

사랑이 떠난 자리는 그냥 두어요

그리움으로 덮어쓴 말들이

다음 계절의 문까지

닫아버리면 안 되니까요


차게 식는 그 자리에

그대 숨결이 아직 머문 것처럼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을래요

다만 그대를

오래 생각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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