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7
저녁 창가에 걸린
바람 한줌 건드리면
낡은 잔소리처럼
먼지가 다시 일어난다
한때의 웃음
말하지 못한 마음
문틈으로 스미던 계절의 냄새
모두 어디론가 흩어지지 못한채 머문다
사는 일은 어느샌가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모양을 그리움을
숨 쉴 만큼만 쌓아두는 일이 되어간다
너를 만나고
다시 만나고
또 만났지만
나는 여전히
너를 매일 그리워하고 있다
따뜻하고 케케묵은 사랑 아래에
우리는 그리워 할 것을
조금씩
쌓아간다
떠나간 것은 시간이지만
남은 것은 질문이기에
나는 그저
너라는 대답을 오래 생각하기만 한다
문을 여닫는 바람에
온기만 흔들린다
단지 사랑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