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밤

by 조현두

저 밤하늘 구름

입안 가득 반달을 품으면

달빛은 구름 사이사이

미소 되어 미어지고


구름이 달빛 미소를 머금을 때

깊고 푸른 하늘이 숨겨두었던

별조각들 조신히 조신히

슬그머니 내어두면

그 밤하늘

내가 잃어버린 무엇을 그리게 합니다


내가 떠나온 적도 없고

내가 놓아버린 적도 없지만

이제는 사라진 무엇들


저 빛나는 별, 구름, 달들

낯선 산새 소리와

살가운 파도소리에 실려

나에게서 떠나갑니다


그 밤 나는 무엇을 잃었는지

놀란 마음만

그저

텅 빈 마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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