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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소년은 지난번 쓰던 편지를 서랍에 넣었다. 그날은 어쩐지 바람이 별빛에게 몽롱히 속삭여서 검은 하늘에 유유자적 흐르던 젖줄도 부산스럽게 구는듯 했다. 사랑하는 마음이 그런 것이고 사랑을 훔쳐 보는 자도 그렇게 되는 일.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되었을 때 마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소년은 편지를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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