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by 조현두

비 오는 저녁이 지나고 비릿한 바람에 가만히 있던 밤이 흔들린다. 이 골목 어디서 사는 길고양이 아옥 아옥하고 또 질척한 비를 부를 때. 저 멀리서 스며오는 노란 가로등 빛 아래에는 지난 시절 들었던 개구리 소리 간지럽게 답가를 보낸다. 마음에 쓰임이 있어 계절처럼 기다리는 밤이라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보는데, 누워있는 일도 하는 일이라서 어쩐지 흔들거린다. 가만히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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