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고만 약속은 삶이란 걸음 속
신발 속 모래 알갱이가 되었다
지키지 못한 다짐과 약속 그리고 영원에
오늘의 삶은 빚을 지고 있다
오늘 봄이 온 까닭은 지난 겨울이 추웠기 때문일까
어떻게든 살아온 덕분일까
어린 약속은 밤바다 깊은 파도에서 태어나
어느 강물에 반짝이던 윤슬에 바스라지고 말았다
봄이 되면 어린 약속은 씨앗이 되어 꿈틀거린다
계절을 잃은 약속은 뜻 모를 하늘에 모이고
꽃이 피지 않는 봄이며 따뜻하지 못한 계절이라며
좁다란 목구멍에 걸린 가시로 두어 품고 살 뿐
그 어린 약속에
오랜 사랑이라도
담아 보낸다
날 잊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