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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Apr 09. 2024

어린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지만

#522

잊어버리고만 약속은 삶이란 걸음 속

신발 속 모래 알갱이가 되었다

지키지 못한 다짐과 약속 그리고 영원에

오늘의 삶은 빚을 지고 있다


오늘 봄이 온 까닭은 지난 겨울이 추웠기 때문일까

어떻게든 살아온 덕분일까

어린 약속은 밤바다 깊은 파도에서 태어나

어느 강물에 반짝이던 윤슬에 바스라지고 말았다


봄이 되면 어린 약속은 씨앗이 되어 꿈틀거린다

계절을 잃은 약속은 뜻 모를 하늘에 모이고

꽃이 피지 않는 봄이며 따뜻하지 못한 계절이라며

좁다란 목구멍에 걸린 가시로 두어 품고 살 뿐


그 어린 약속에

오랜 사랑이라도

담아 보낸다

날 잊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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