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웃을 때 여린 두 뺨은 희고
돌 된 아이 부른 배처럼 올랐다
너의 웃음이 산들바람에 나부끼는
들판에 피었던 이름 모를 꽃 같아서였을까
나는 니가 웃을 때마다
어디선가 비오는 날 시골 들녘에서 맡던 풀 내음이 난다고 생각했다
몇년이 지났나
이제 우리는 서로 안부도 묻지 않는다
어쩌면 남보다 못 한 사이가 된 것 같다만
너는 여전히 하얀 달항아리에 꽂아 둔 고운 안개꽃 같다
항아리 안에 물도 이제는 말라버려 없건만
나는 아직도 어디서 풀내음이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