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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Aug 23. 2024

늦은 밤에게

#571

추억은 맨 손으로 만진 안경알 너머

풍경이 되어버렸다

잡히지도 않고 시간을 맴돌아 공전하는

어느 늦은 밤에 있던 이야기


첫 만남을 반갑게 맞이하던 얼굴과 웃음

낯설음보다 호기심을 건네던 목소리

경계 없는 사랑을 보여줄 사람이라는 느낌

정말 속절 없이 무너져내렸다


늦은 밤

늦은 밤

또 늦은 밤


몇번의 시간을 돌려보내야만 했던

내 어린 순수만이 부끄러움에

하얀 고개를 떨어뜨릴 뿐

오랜 시간이 불러온 굳은 살 솓은 마음만 더했다


때를 맞추지 못한 용기와

미련이 되어버린 사랑에는

되려 어린 수치심을 털어내는

사과가 있었다 날 더 부끄럽게하는 밤이 짙어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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