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퇴근하며

#587

by 조현두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길 위에 저녁바람이 가볍게 흐른다

세상의 소음은 저만치 멀어지고

발걸음은 고요한 곳을 향한다


익숙한 온기가 사랑이란 이름일지

그저 오래된 약속일지

그러나 기다림이 피어난 자리엔

피곤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길


작은 이야기들이

오랜 우주의 별빛처럼 흩어지고

복잡한 계산 없이 존재만으로 충분한 저녁

저녁 길목이 조용히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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