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5
너의 눈 속에서 나는
가장 깊은 바다를 보았던 것 같아
그곳엔 빛나는 파도가 있었고
내 마음은 그 소리에 녹아내렸지
처음 만난 그 밤
너의 목소리는 내 가슴에 머물렀고
나는 알았어
이 사랑은 운명처럼 내게 다가온다고
우리는 함께 노래했지
하나의 음이 되어 어울리며
서로의 심장에 불을 지피며
세상 속에 두려움 없이 서 있었던거야
하지만 나는 몰랐어
너의 빛이 커질수록
내 그림자가 길어진다는 것을
너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나는 그 아래에서 멈춰 있었지
너의 사랑은 여전히 나를 감싸지만
나는 그 사랑이 너무 무거웠어
너의 웃음, 너의 눈물
모든 게 나를 잠식하고
나는 그 안에서 길을 잃었어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건만
하지만 사랑이란 바람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더라
이제 너는 하늘에서 노래하고
나는 그 노래를 따라
바람 속에서 너를 찾으려 해
사랑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아무 말 없이 노래하는 것 같다
우리가 멀어질 줄 몰랐어
사랑은 늘 곁에 있을 거라 믿었지
손끝에 닿는 온기
그것이 사라질 거라 상상조차 못 했어
우리는 마치 바람 같았지
가까워질수록 더 빠르게
흩어지는 모래알처럼
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졌어
너의 미소는 내게 무한함을 줬지만
그 무한함 속에서 나는
언제나 너를 잃을 준비가 되지 않았어
사랑은 때때로 뜻밖의 곳에서
우리를 떠나고
상실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느닷없이 찾아왔지
내가 너를 잃었다고 느낀 순간
알게 됐어
우리가 만든 모든 기억들이
여전히 나를 감싸고 있다는 걸.
그것이 사랑의 아이러니였지
너를 잃었는데도
너는 아직 내 안에 남아
희미한 노래처럼 울려 퍼졌어
상실 속에서 깨달은 건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의외의 순간에
다시 피어나는 꽃 같다는 것
아픔이 깊을수록,
사랑은 그 안에서 더 뚜렷해졌고
나는 그 상실 속에서
너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