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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Jun 26. 2024

노력한 과정의 기록이 초심을 되살린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네 달 정도 파이썬 공부를 꾸준히 하다가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에 학습의 난도를 조절하는 데 실패했고, 그 결과 점점 하기 싫어졌던 것 같습니다.


놓고 있던 파이썬 공부를 거의 세 달만에 재개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클로드3.5의 artifacts 기능을 보니 제 안에 거의 꺼져 가던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더군요.


생각보다 쉽게 습관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Udemy 파이썬 코스를 듣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을 배워야 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부 기록이 제 옵시디언(노트앱)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더욱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이미지는 일일 파이썬 공부 기록의 일부입니다.


세컨드 브레인을 쓴 티아고 포르테가 헤밍웨이 다리라는 것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핵심은 작업을 끝내기 전 마지막 몇 분을 아래와 같은 사항을 메모하는 데 씀으로써 다음 작업을 더욱 수월하게 이어나갈 수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 다음 단계에는 어떤 이야기를 쓸지 기록하라: 글쓰기 작업을 마칠 무렵 다음 시간에 쓸 단계는 어떤 내용일지 미리 생각하여 글로 남겨라.


  ▪ 현재 상황을 기록하라: 여기에는 당신이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가장 중요한 미결 문제, 또는 앞으로 발생하리라 예상되는 장애물이 포함될 수 있다.


  ▪ 금방 잊어버리기 쉬운 세부 사항들을 기록하라: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특징, 지금 기획하는 행사 관련 유의사항, 혹은 디자인하는 상품에서 민감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 등 지금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만 잊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적어둔다.


  ▪ 다음 작업 시간의 목표를 기록하라: 다음번에 다룰 계획,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또는 도달코자 하는 중요 이정표에 대한 목표를 세워라.


어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이 중 현재 상황을 기록하라는 조언만 잘 실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록된 습관 형성의 과정이 있다면, 설령 저처럼 중간에 손 놓게 되는 텀이 길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복귀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최소한 저한테는 이 방법이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2018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월마다 영어 습관을 기록했는데, 한동안 손을 놓더라도 월말 영어 습관에 뭐라도 적어야 하니까 원서 한 장이라도 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죠. 초심을 잃었을 때 거기 다시 불을 지피는 것이 바로 공부 과정 기록입니다.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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