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다이어트 근심 걱정 없이 실컷 먹어놓고는 원래 몸무게로 돌아갔을까 봐 조마조마한 건 무슨 심보인지.
◩ 5월 13일 월요일
아침:
프렌치토스트,
달달한 화이트 아메리카노
점심:
마파두부김치볶음밥,
오렌지
간식: 락토핏
저녁(18시 이후): 안 먹음
꼭 이런 걸 뿌려먹어야겠니
꼭 이렇게 많이 먹어야겠니
운동 1. 도보 30분
운동 2. 모닝 스트레칭
체중.. 68.6kg
또 68.6이다. 귀소본능이 있는 것처럼 자꾸 68kg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내 귀하신 몸. 그래도 다이어트 시작 때보다는 줄어 있다.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도 잘해보자!!!!
◉ 아무도 믿지 않는 고독한 다이어트
기분이 내킬 때 가끔씩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다.
다이어트라고 외쳤지만 절식도, 단식도, 식단 관리도 하지 않는 무늬만 다이어트, 운동도 하지 않고 입으로만 하는 다이어트, 실천이라고는 하지 않고, 진심이라고는 일도 없는 다이어트 흉내였다.
“다이어트할 거야!!!”
호기롭게 식구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삼사일 저녁을 굶어봤다. 조금 빠지기는 했다. 하지만 밥을 먹으면 바로 원상 복구되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되더니 급기야는 1kg-1kg+1kg=3kg이 되는 기적의 증량 법을 완성했다.
처음 다이어트를 한다고 외쳤을 땐 식구들이 응원과 관심을 보였다.
마음 착한 금비는 내가 굶어 죽기라도 할까 봐 “엄마 괜찮아? 조금이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어?” 하고 진심 어린 걱정을 해주기도 했다. 내가 객관적으로는 예쁘지만 주관적으로는 안 예쁘다는 효자 아들(아들이 효자 아들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은 “안 빼도 돼.”라며 아리송한 말을 해주었다. 내가 다이어트한다고 하니 “자기는 안 빼도 예쁜데.”라고 말하는 케이는 화색을 지어 보였더랬다.
지금은 모두들 응, 또 저런다, 는 것이 느껴져서 자괴감이 든다. 식구 중 누구도 믿지 않는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
내가 다시는 살을 빼지 못할 거라 생각한 건지 엄마는 “구름아, 너 살 빼야 돼.”라고 부드럽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아빠의 “너 왜 이렇게 살쪘냐?”라는 껄껄 웃음 속에 감춰진 진짜 의미는 ‘우리 딸 앞으로 살은 못 빼겠구나.’의 확신이다.
다이어트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의 언행이 믿음을 주지 못하다니!!! 자존심이 상한다. 이번에야말로 살을 빼서 진짜 언행일치가 뭔지 보여주어 자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보일 테다.
아무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고독한 다이어터는 1kg-1kg+1kg=3kg이 되는 난해한 수식을 풀기 위해 고심하다 식욕을 채우지 못해 욕구불만인 배를 문지르며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