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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구름 May 29. 2024

살이 찌는 걸 정말 몰랐을까.

5월 14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 슬로우 다이어트

5월 셋째 주(5월 12~5월 18체중 변화:

67.9kg ---> 67.5kg (0.4kg 감량)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월 2~5월 18):

69.5kg----> 67.5kg (2kg 감량)

※ 5월 31일까지 감량 목표: -1.6kg(5월 목표 달성!)       


   




◩ 5월 14일 화요일      


아침

순두부 덮밥

달달한 화이트 아메리카노     


점심:

돈가스&생선가스

달달한 인스턴트커피    

 

저녁(18시 이후):

안 먹음      









운동 1. 도보 30     

운동 2. 모닝 스트레칭   






체중: 68.2kg        




  

◉ 나는 살이 찌는 걸 정말 몰랐을까.     


매일 거울을 본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보고, 씻고 나서도 보고, 옷 입고 나서도 커다란 벽걸이 거울 앞에 서서 몸을 본다. 매일매일 눈에 조금씩 익어서 그런가, 이렇게 체중이 증가할 동안 눈으로는 살이 찌는 것을 실감하지 못했다. 왜지? 어째서 매일 거울을 보면서도 인지하지 못했을까? 살이 찌는 걸 정말 몰랐나방치했나.



매일 거울을 보면서도 살이 찌는 것을 눈치 못 챈 원인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 케이.


뭔가 살이 찌고 있는 것 같은 싸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다. 왜냐면 전에 입던 옷이 안 맞으니까. 들어가긴 하는데 꽉 끼는 바지를 입고선 옆구리살이랑 뱃살이 드러나고 허리는 질식할 거 같았는데 어떻게 살찌는 걸 모를 수가 있겠어?


케이에게 물었더니 살 하나도 안 쪘다고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케이.   

  

"에이 아닌 거 같은데? 나 살 많이 쪘지 않아?"

살찌지 않았다는 케이의 말에 내심 기분 좋은 나. 

     

"아니야, 하나도 안 쪘어. 어디가 쪘다고 그래. 예쁜데."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케이.

     

믿고 싶었다. 케이가 하는 말이 능청스러운 둘러댐이 아니라 케이 눈에 내가 여전히 예쁘다는 말을 믿고 싶었다. 비록 살이 쪘어도 케이 눈에는 여전히 예쁘게 보인다는 말을 믿고 싶었다.


왜냐면 그래야 편하니까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되고

양껏 배부를 때까지 먹어도 되고

누워 있어도 되고

귀찮은 운동 안 해도 되고

편하니까, 그래서 믿어 버렸다.      


두 번째 요인. 내 주변의 여자들.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그녀들은 나를 볼 때마다 하나같이 내게 말한다. 


“구름 씨는 건강 미인이야.”


나를 볼 때마다 건강 미인이라고 추겨 세워주는 그녀들. 운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나에게 운동하냐고 묻곤 하는 그녀들. 건강 미인을 넘어서 건강 체질이라고 날아갈 것 같은 달콤한 말들을 잔뜩 속삭이는 그녀들.


며칠 전에도 꽃박람회 구경을 함께 간 지인에게 건강 미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던가.


“구름 씨는 얼굴이 환해. 얼굴이 확 피어서 보기 좋아.” 



나는 천사 같은 그녀들의 말에 ‘살쪘다’는 속뜻이 따로 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나에게 돌려 말하는 거라고 그녀들의 말을 왜곡하고 싶지 않았다. 


들리는 그대로 듣고 싶었다. 살이 찐 건 사실이니까 그녀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믿기로 한다. 왜냐면 그녀들의 다정한 말투와 태도와 표정에 거짓이라고는 없어 보였거든.


오십견을 경험했고, 대상 포진의 고통을 경험해 봤고, 당뇨가 있어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해야 하고, 고지혈증 진단을 받아 매일 걸어야 하고, 혈압약을 먹고, 심장 수술을 한 그녀들에게 건강 미인이란 ‘건강할 때 잘 관리해라. 건강한 것이 최고니라. 너 아직 젊으니 젊음을 소중히 여겨라’는 뜻이지만 그녀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살 같은 거 안 빼도 되고, 먹고 싶은 거 실컷 먹어도 되고, 편하게 살이 쪄도 되니까, 나는 ‘어머, 나 진짜 건강 미인인가 봐.’ 에라 모르겠다. 살이 쪄도 된다고 믿어 버렸다. 


걸으면서 생각한다. 내 주위에는 예쁘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구나. 그녀들은 나에게 두 가지의 메시지를 예쁘게 전해 주고 있다. ‘건강이 최고라는 것, 건강하라는 것.’ 팔을 앞뒤로 힘차게 움직인다. 좋은 사람들에게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나는 복이 많구나. 살이 찌든 안 찌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금 내 모습의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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