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지 않는 저금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먹는 즐거움이 큰 나는 저녁 금식이 어렵다. 먹을 만큼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소식도 쉽지 않다. 편식을 하지 않아 너무 행복한 나는 건강식만 골라 먹는 것도 쉽지 않다.
살다 보면 참을 일이 많다지만,
인생은 인내라고도 하지만,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잘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를 할 때 세상 아무것도 부러운 것이 없는 사람이 식욕을 억제하려니 삶에서 즐거움이 하나 사라지는 기분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내내 이런 생각이 불쑥 찾아온다.
‘언제까지 이렇게 참고 살아야 하나? 평생? 그렇겠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면, 근육이 있는 멋진 몸매를 유지하려면, 식욕을 앞에 두고 평생 절제하고 인내하며 살아야겠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무엇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나의 만족을 위해서. 인내하지 않고 욕구대로 쾌락을 좇으며 사는 만족도 있지만 인내해서 얻은 결실이 주는 만족도 있으니까. 나는 후자를 택한 것이니까.’
그리곤 또 하던 대로 운동하고 저녁을 굶는다.
◎ 먹성 좋은 사람은 삼시 세끼 소식보다 저녁 금식이 효과적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목표 체중에 도달하고 원하는 체형을 가진 뒤 요요 없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관리(다이어트)와 운동은 필수다.
채식다이어트, 자연 식재료를 먹는 다이어트 등 식재료의 종류와 레시피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식습관을 관리하여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
삼시 세끼 소식하는 방법, 간헐적 다이어트 방법, 나처럼 저녁을 굶는 방법과 같이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식습관을 관리하여 체중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하루 세끼 소식을 하든, 하루 두 끼만 먹든, 저녁 금식하든 섭취하는 칼로리를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관리하는 점에서 모두 유사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나는 아침, 점심으로는 다양한 식재료와 레시피를 허용하고 저녁 금식을 통해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 내가 세끼 소식보다 저녁 금식 다이어트를 하는 소소한 이유
하루 세 끼 소식하는 다이어트도 효과가 있다. 내가 만약 소식이라는 걸 할 줄 아는 대단한 자기 절제력을 가지고 있거나, 애초에 식욕이라는 것이 덜한 사람이거나, 기초 대사량이 수영 선수만큼 높은 사람이라면 세 끼 소식을 하며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했을지도 모른다.(삼시 세끼 소식했다면 애초에 69.5킬로그램이 되지도 않았을 테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소식을 해야 한다지만,
과식보단 소식이 백 배 천 배 낫다지만,
장수 노인들은 대부분 소식을 한다지만,
세상엔 맛있는 게 너무 많아 소식이 힘들다.
소식은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칼로리를 줄이는 행위이다. 고칼로리 음식은 한입만 먹기엔 너무 맛있고, 한입만 먹어도 살이 찌기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소식하려고 아주 조금 먹다가도 소식이 애피타이저 역할을 해버려 입맛이 돌아 금세 한 그릇을 비운다거나, 먹다 보면 또 입맛이 돌아 한 그릇을 먹고 또 한 그릇을 더 먹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 얼마큼 먹어야 소식이라 할 수 있을까.
소식의 기준도 개인별로 애매모호하다. 어떤 사람에게 소식은 (밥을 기준으로) 밥그릇의 1/2일 수도 있고, 1/3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 소식은 밥 한두 숟가락을 덜어낸 양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에게 소식은 밥을 먹지 않은 대신 단팥빵 1/2를 먹은 것일지도 모르고, 어떤 사람에게 소식은 밥 대신 떡 한 조각으로 저녁 식사를 때운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매번 저울로 식사량과 음식 종류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개인별로 소식에 관한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먹을 만큼 먹어 놓고 소식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살 뺐어?”라고 물었을 때, 소식이 좋은 걸 알지만, 소식하라고 명확하게 권할 수 없는 이유다.
◎ 저녁 먹고 쉬는 동안 살이 찐다.
아무리 소식해도 저녁 식사 후에는 대부분 일과를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신체 활동량이 적어진다. 저녁 식사 후 소파에 앉아서 영화를 보거나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취침 시간이 되고 곧 잠자리에 든다. 낮 시간에는 아침과 점심을 잘 먹어도,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낮 시간의 활동으로 섭취한 칼로리를 소모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저녁에는 저녁 식사 후 4-5킬로미터를 걷는 정도의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신체 활동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소식을 해도 칼로리를 다 태우지 못할 가능성이 놓고 남은 칼로리는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아침, 점심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먹는 식습관을 저녁 금식으로 보완한다. 소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저녁 금식으로 대체한다. 먹성 좋은 나는 저녁 금식이 소식보다 명확해서 좋다.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이 뭔지, 어떤 음식이 칼로리가 낮은지,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거 먹어도 저녁 금식하면 살이 빠진다. 나에겐 간단하고, 쉽고, 안전하고, 저렴하면서, 확실하고 고마운 다이어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