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제영 Feb 19. 2018

자기 성찰에 관한 기초 이해

내면 발달

자기 성찰은 인성 발달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정작 자기 성찰에 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인성 발달이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처럼, 자기 성찰 역시 장기간에 이해되고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성찰은 논리적 이해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마음의 인지 발달 영역이며 또한 내면 관찰로 확대 심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관점에서 자기 성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자기 성찰은 자발적이어야 하며, 그럴 때 만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그런 면에서 어릴 적 썼던 반성(형) 일기는 자발성을 지니지 못했다.

그 당시 일기 쓰기는 숙제였고 또한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일기를 검사받아야 했다.

그 결과 아이 관점에서 숨기고 싶은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일기에 적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일기는 점차 요식 행위로 바뀌어 갔다.

즉 자신이 잘못한 점을 적고 다음부터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형식의 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글쓰기 훈련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반성(형) 일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초등학교에서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 자기 성찰의 토대인 자발성을 먼저 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자기 성찰은 자기 비난이 아닌 자기 비판적 태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자기 비판과 자기 비난을 구분(인지)하는 능력이 발달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 성찰 과정에서 자기를 비난하는 경우 자존감은 크게 낮아진다. 이러한 자기 비난이 반복되면 자기 성찰은 부정적으로 느껴지며 점차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자기 성찰은 의식이 발달된 부모나 선생의 세심한 돌봄과 지도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https://brunch.co.kr/@cloudwaveccxy/12


세 번째, 자기 성찰은 내면 관찰로 확대 심화되어야 한다.


자기 성찰은 외부 세계를 주로 관찰해 온 어린 마음이 성장하기 위해 인지 대상을 내면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자기 성찰은 성찰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제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은 내면 관찰로 이어져야 한다.


자기 성찰은 기억을 관찰 대상으로 삼는 데 반해, 내면 관찰은 기억만이 아니라 마음도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매우 중요한 차이점이다. 자기 성찰을 열심히 해도 내면이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즉 움직이지 않는 기억만이 아닌 움직이는 마음을 관찰하고 인지할 수 있을 때 마음이 변화하고 성장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본다.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늦게까지 술을 마시곤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하면서 절대 다시는 과음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경우는 자기 성찰이다. 지난 기억을 돌이켜보며 자신이 무리했음을 자각(인지)하는 경우이다. 물론 이러한 맹세는 맹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마음이 술 마시는 즐거움에 빠져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의 마음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술을 먹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인지하는 경우는 내면 관찰에 해당한다. 이 경우 술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관찰 대상이 된다. 물론 예전의 과음과 숙취에 대한 기억도 관찰 대상이 된다. 술을 자제하려면 술에 대한 욕구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조절 능력의 시작은 술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관찰 대상이 될 수 있을 때 시작된다. 만약 술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관찰 대상이 되지 못한 채 술을 계속 마신다면 당연히 다음 날 숙취를 통한 자기 성찰을 하게 된다. 즉 내면 관찰은 술을 먹고 싶은 욕구와 술을 먹는 행동 사이에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어 다시 한번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우물보다 더 넓은 세상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이 아는 것(세상)에 갇혀있는 사람을 빗대는 말이다.


자기 성찰은 자기 안에 갇혀 있는 마음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동이다.
그리고 내면 관찰은 밖으로 나온 마음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행동이다.


마음언어 기초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a5_veqx32PAYPXEo-dHWpB

마음언어 생활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ZkcoQpZahfd9Bn0hFdJD0A


작가의 이전글 습관은 기억 속에 새겨진 마음의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