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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ogue Sep 25. 2020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

영화 <The Big Short> 책 <Fault Lines>

영화 <빅쇼트 The Big Short>와 책 <폴트라인 Fault Lines>를 통해 공포영화 보더 더 무서운 세상을 소개하려 한다. 


“곤경에 빠지는 건 무엇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떄문이다.(It ain’t what you don’t know that gets you into trouble. It is what you know for sure just ain’t so)” 

–마크 트웨인-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무엇이고 왜 발생했고 아직도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을까?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IMF 사태로 알려짐)와 2000년 닷컴버블은 2008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세계 2차 대전 이후 모두가 어렵고 가난한 가운데 왜 어떤 나라는 선진국이 되고, 어떤 나라는 개발도상국이 되고, 어떤 나라는 후진국이 되었을까?

정치와 대기업이 국가의 운명을 망치려 할 때 개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국가재정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무엇이 세상의 계층간 갈등 (소득양극화/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단 말인가? 


가능하기나 할까? 


2008년 9월 나는 퍼스에서 회계학 학사를 공부하고 있었다. AU $1에 800원대이던 환율은 1200원까지 올라가며 다음 학기 내 학비를 1.5배로 만들어 버렸다.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왜 내 학비가 갑자기 비싸졌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때. 뉴스에선 미국 금융과는 아무 상관없는 시골 할머니가 평생 모아둔 돈이 다 사라졌다고 울고 있는 인터뷰가 나왔다. 전라도에 있는 그 할머니는 리먼브라더스를 알기나 할까? 파생상품, 모기지 담보부 증권, 서프라임 모기지가 자신의 삶에 블랙스완이 될지 상상이나 했을까…


(글을 못쓰는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글만 쓰면 글이 길어지면서 책과 영화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떻게든 짧게 가보자!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 땐 도저히 영어단어가 한국어로 기억이 안난다. 부족한 어휘력을 용서하시라.)


1945년 8월 15일 대한제국은 광복을 맞이하고 9월 9일 제2차 세계 대전은 공식으로 종결된다. 역설적이게도 일본과 독일은 패전국으로 엄청난 전쟁보상금을 지불하면서도 이미 잘 갖춰진 인프라와 산업구조로 자본주의 세상에 선두주자로 부상한다. 국가 주도 수출 지향형 성장은 모든 것을 잃은 한국이나 신생독립국에겐 유일한 경제 성장의 희망 같았다. 


대부분의 신생독립국은 기반산업이 없고 농업 위주의 경제구조에서 기술과 기계, 원료를 수입해야 하지만 땡전 한 푼 없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미국이나 승전국의 원조 혹은 약간의 독립축하금(???!!!)으로 시작해야 했다. 가발이나 섬유 같은 경공업을 시작으로 저렴한 노동력은 외국 시장에서 충분한 가격경쟁력이 있었고 외화를 벌어들여 중화학공업, 전자/자동차 등으로 발전하는 기초가 되어준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부채를 기반으로 파이(신용)가 커지는데 개발도상국은 신용이 없기 때문에 부채를 끌어올 여력이 없었다. 회계학으로 본다면 자산의 동의어는 부채이다. 즉 빚이 돈이 되는 구조가 자본주의! 개발도상국이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법은 정부의 보증으로 가능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승전국은 전쟁이나 식민지로 많은 돈을 벌었고, 독일이나 일본은 수출로 부자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그들은 넘쳐나는 자본을 개발도상국에게 빌려주며(투자) 투자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한국 같이 가난한 나라는 정부에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밀어주고 있었는데 이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선 정부가 보증을 서고 한국내 사설은행을 통해 기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이 쓰였는데 상환금은 달러로만 받는다는 조건이 이었다. 외국에서 흘러 들어오는 돈을 정부는 대기업이나 인맥을 통해 쉽게 대출하도록 은행과 법을 재정했고, 대한민국에 있는 대기업들은 그런 정부와 결탁해 성장한 정경유착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이러한 정경 구조는 한국만이 아니라 모든 개도국의 표본이라 하겠다. 


하지만 많은 독립국이 정부주도의 대기업 장려 및 수출 주도 성장을 했는데 왜 독일은 세계 경제 2위로 EU의 큰 형님이 되고, 일본은 1990년대 이후로 말아먹고, 한국은 그래도 중진국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성장 중인데 많은 국가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을까?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하더라도 인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의 많은 국가들이 한국보다 부유했지만 그들의 성장은 멈춘 것 같아 보일까?


하이퍼인플레션을 겪고도 망하지 않은 국가 독일은 패전 후 지금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당장은 확실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으니 넘어가고.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이라는 로또를 등에 업고 성장한 패전국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있기 전까지 미국 다음으로 GPD가 높은 국가로 명성을 떨친다. 좋은 물건을 싸게 수출하는 일본에게 소비 장려 국가였던 미국이 심술 나서 엔화의 가치를 높여 버리고 일본의 수출길을 막아버린다. 수출로 막대한 자본을 축적한 일본의 기업들은 수출이 어려움을 격자 그 돈을 국내 투자시장으로 돌리기 시작하고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엄청난 버블이 쌓이기 시작한다. 집값이 오르면 국민들은 경기가 좋아졌다고 착각하고 소비도 늘어나는데, 일본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이율을 올리는 큰 실수를 하게 되고 대출을 기반으로 거품이낀 투자 시장은 이자율의 상승으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일본 경제는 무너지고 만다. 현재까지 31년이란 세월 동안 일본은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인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들이 말아먹은 사례를 설명하고 싶지만 이글의 초점을 최대한 안 벗어나기 위해 매우 간단히 말하자면 후진국의 경제 상황을 정부의 부패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발 경제 공부 좀 하고 말하자. 그렇다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부는 부패하지 않아서 한국이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났을까? (아… 쓰다 보니 또 저세상으로 갈 것 같다…)


IMF 사태가 왜 발생했냐를 간단히 설명하면. 대기업들이 덩치를 더 키우려고 혈연 지연 학연으로 문어발식 사업을 하면서 투자는 많이 하는데 수익이 안좋아서 외국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리스크가 보일 땐 먼저 돈 빼는 놈이 장땡이기 때문에 하나 둘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데, 우리는 외화(달러)로 돈을 갚아야 하고 벌어들이는 외화에 비해  빠져나가는 외화가 많으니 더 이상 돈을 못 갚는 상황이 되었고, 국가부도는 안될 것 같아서 IMF에 달러 좀 빌려줘 돈 좀 갚게 하면서 카드깡으로 돌려막기를 한 게 IMF 사태. 

IMF는 우리 사정 뻔히 아는데 그래 이자 받고 돈 빌려줄게 하겠니? 여기서 돈 빌려오는 건 현대식 식민지 개념이라 보면 돼! 우리의 민주투사들이 피땀 흘려 이루어놓은 노동법을 한 방에 다 무너뜨리고 계약직 및 하청업체 산업구조를 창조하신게 이 놈들이라 이거지. 대기업들은 노동자를 더욱 요리하기 하기 편하니까 IMF 들어올 때 엄청 환영한거지. 경제는 지들이 말아먹고 피해는 가진 것 없고 아는 것 없는 서민들이 다 책임지는 역사! 그런 대기업과 은행들 도산 막아 보겠다고 정부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그 기업들 살려주었기 때문에 지금은 대기업은 국민들에게 큰 은혜를 입은 거야! 대기업이 있기 때문에 낙수효과로 서민들도 먹고 산다는 인간들아, 서민들이 있어서 오늘날의 대기업이 있단다. 그런 대기업에게 더 많은 이윤 배분을 주장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본다! 


드디어 영화 빅쇼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우리가 잘 아는 조지 W 부시 아빠 조지 H 부시 시절에 실업률을 못 잡는 바람에 클링턴 형한테 재선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정치계는 실업률에 목숨을 걸기 시작하지. 빌 클링턴 때 2000년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또 경제가 어려워지는 바람에 민주당에 낙선하고 우리의 부시가 대통령이 되는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양적완화를 시작해. 이게 뭐냐면, 그냥 정부가 돈을 막 찍어서 시중에 푸는 거야. 문제는 돈을 찍는 게 그냥 프린트기 돌리면 되는 게 아니라 화폐의 양을 늘린다는 말은 정부가 빚을 진다는 뜻이거든. 왜냐하면 중앙은행 (돈 찍는 은행)이 정부가 아니라 정부기관 같은 사설 기관이거든. 돈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 하고 그 돈은 올해 걷은 세금으론 부족하니까 국채를 발행하는 등의 빚으로 만든다 이거지. 이 돈을 명목화페(Fiat Currency) 라고 하는데…. 넘어가자. 또 너무 멀리 갈 뻔했다. 


아무튼 정부가 돈을 막 찍어내서 시중에 돈이 많아지니까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 실업률은 그렇게 많이 안 떨어지는데 주가는 팡팡 올라가는 거야. 거기다 정부에서 이율을 엄청 낮춰서 그 돈들이 소비시장이 아니라 투자시장 부동산 시장에서 돌게 된 거지. 우리의 부시는 아메리칸드림이라는 구호 아래 전국민이 집을 가지는 그날까지 은행 및 입법, 행정 기관 등 모든 님들이 손잡고 대출이 쉽게 만들어 버린 거야. 그러니 너도 나도 집을 사기 시작했고, 소득이 없어도 일자리가 없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닌자론까지 활기를 치는 거지. 


생각을 해봐, 대출금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이 집을 계속 사고 집값이 오르면 그 돈으로 또 집을 사고, 오른 집값으로 전에 대출을 갚는 상황. 그런데 돈먹고 돈먹기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MBS, ABS, CDO 이런 파생상품이란 이름으로 돈이 붙기 시작하는데, 이런거 팔면 돈이 되니까 신용등급 확인 그런거 없고, 신용관리/감독 기관도 돈이 되니까 다 AAA 등급 주면서 좋다 좋다 하는 거지. 왜? 정부가 보장해 주니까. 나라님이 경기 좋다잖아. 나라님이 대출 주택 구매시장이 탄탄하다잖아. 영화에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같이 진짜 짱짱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이 사람들은 부동산 시자에 거품을 눈치 까고 미국 경제 망한다에 돈을 걸었어.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맞아….. 보통 투자시장에서 연 8%돼도 잘했다고 하는데,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캐피탈 가치가 이 사태로 인해 +487% 가 되지…

경제가 성장해서 487프로의 이윤이 아니라 경제가 망해서 저렇게 벌었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더 무서운건 이런 사태를 야기한 정치인이나 은행, 투자기관, 부자들은 양적완화(QE)라는 구재로 정부에게 돈을 받고 살아났어. 그 돈은 어디서 왔을까? 니가 낸 세금이야! 그런데 니가 낸 세금이 부족해서 정부가 빚을 만들고 부자들 주머니로 들어가게 했으면서 그 책임은 우리의 후대에게 떠넘겨 버린거지. 


"니가 갚아라!" 


말도 안되는 파생상품과 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었는데, 그 돈들이 증발하자 돈 없다고 파산하고 배째하는데 정부가 그 돈을 갚아주고 그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돈(세금)으로 또 보너스 잔치하고 있는 거지. 결국 경제에 무지한 국민은 집 날려 먹고, 퇴직금 날려먹고, 그 전라도 할머니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은행 창구 직원이 이거 이자 더 준다고 투자하라고 해서 도장 찍었는데 평생 모은 돈이 다 날아가 버린 거지. 문제는 그 은행 직원도 자기가 뭘 파는지도 몰랐어.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이건 뭐 무식한 국민 탓이냐?  나라님들 탓이냐?" 


책 폴트라인에서 이런 위험이 다시 안오게 하기 위해 교육 및 복지 정책 등을 제안하는데 솔직히 저자는 경제학자라 그 분야는 설득력이 없었고 그래도 뒷부분에 우리 모두에게 경제 공부하고 세상을 보는 혜안을 길러서 정치인 제대로 뽑으라고 하더라. 단기적으로 실업률 낮춰주고 실업급여 더 주는 놈 말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를 튼튼히 잡아줄 놈으로. 

개개인이 자기 주머니 돈부터 채우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데 오늘의 희생으로 미래의 행복을 만드는 세상이 가능할까? 


나는 믿는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대한민국은 가능하다는 걸. 우리는 옳지 못한 것에 몸에 불 붙이고, 최류탄에 대가리 터지고, 추위에 촛불 하나 들고라도 이룰 수 있는 민족이란걸. 


"정치인은 그 국민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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