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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ogue Nov 08. 2020

맹물 샤워만 3년째...

Take a shower without a body wash

물개 in Sunshine Coast, Australia

English Springer Spaniel 종 'Sally'와 살고 있을 때, 우리는 매일 같이 집 앞 호숫가에서 공놀이와 수영을 했고 주말이면 바닷가에 가서 또 수영을 하는 그녀는 물개였다.    


매일 수영을 하다 보니 강아지 샴푸를 전혀 쓰지 않아도 냄새는 나지 않았고, 늘 윤기나는 털을 보면서 매일 샤워하는 인간도 그럼 샴푸나 유해한 화학 성분의 비누/바디워시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몸을 깨끗이 해준다는 제품들이 우리 몸을 상하게 만드는 역설..."



처음엔 계면활성제, 파라벤, 실리콘, 방부제 등의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사용했는데 가격이 팬T, 헤드앤어깨 이런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서 아껴 쓴다고 조금씩 쓰다가 결국엔 물로만 샤워를 하고 있다. 샴푸는 헤어 왁스를 쓰는 날에만 조금 사용하고 평소엔 역시 샴푸도 쓰지 않는다. 


나는 보통 아침에 운동 후 땀을 흘리고 나면 찬물 샤워를 하고 저녁엔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는데, 하루에 2번이나 화학 성분이 내 피부와 수증기를 통해 내 폐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질병은 우리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 잘못된 생활 습관의 누적으로 벌어진 결과라고 말해주는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의 저자 톰 오브라이언 박사의 말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책 <영양의 비밀>에선 동물에게서 배우는 건강의 지혜를 설파하는데 이를 테면 동물들은 보충제나 건강보조제를 따로 챙겨 먹지 않아도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알아서 구분해 섭취하고 만약 충분하면 특정 음식물을 먹지 않았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수많은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특정 음식에 중독되어 있어서 동물의 지혜를 기대할 순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한 실험에선 고아원 아이들에게 많은 종류의 음식을 차려놓고 원하는 종류의 음식을 마음껏 먹도록 한 연구에서도 아이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든 음식을 선택해 먹었고 수개월의 실험 후 검사에서 모든 아이들이 영양 상태가 매우 좋고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바는 인간보다 하등 하다고 여겨지는 동물들이 어쩔 땐 고상한 인간보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나 또한 강아지 셀리를 지켜보며 맹물로만 샤워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 동물에게 배운 지혜의 예가 아날까 싶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맥락이 중요한데 '나는 이러했으니 당시 또한 바디워시나 샴푸를 쓰지 마시오'라고 하기엔 많은 이들의 신체적 특성이 다르다. 


책 <피부는 인생이다>에선 암내는 아포크레샘(겨드랑이, 생식기 주변에 위치)에 코리네세균이 기름 성분을 악취가 나는 분자로 분해하면서 발생되는데 동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은 코리네세균이 적은 유전자의 축복을 받았다고 한다. 


더욱이 나는 피부가 건성이라 주름은 많이 생겼지만 일주일씩 씻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맹물로만 샤워를 해도 괜찮은 인간이라 돈도 아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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