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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Mar 17. 2022

흔듦

삶의 진동

하나님은

내가 삶의 평온함에 깃들 쯤

어김없이 내가 기대고  것을 흔들어 놓으신다


내 차는 믿을 만해

하고 마음 놓으니

얼마 안 가 배터리가 죽었고


내 노트북은 쓸 만해

하고 만족해 하니

얼마 안 가 켜지지도 않았고


내 집은 지낼 만해

하고 뿌듯해 하니

얼마 안 가 벌레가 들끓었다


이웃도, 가족도

마을도, 직장도

예외는 없었다


그로 인해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평온해질 때

놀랍게, 아니 당연하게

나는 하나님을 잊는다


그런 평온함은

분명히

하나님께로부터 왔을 텐데,


그런 평온함으로 인해

번번이

나는 하나님을 잊는다


내가 아들에게 좋은 것을 주자

그로 인해 아들이 나를 잊는다면

차라리 주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내가

아들에게

그럴진대,


하나님은

내게

오죽하실까


선물보다

선물을 준 이가

더 소중하다


그걸

자주, 아니 매번

잊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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