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8월말, 큰 더위는 가시고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던 날이었다.
은유가 3월에 태어나고 생각지도 못한
엘레베이터 공사가 한창인 날이었다.
날도 더울텐데 외출은 무슨..이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보았지만 한달이나
진행되는 긴 공사로 인해 좀이 쑤시기는
나나, 은유나 마찬가지였다.
아기띠를 메고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와
기분좋게 시원한 초가을 바람을 은유와 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장도 보아 양손이 묵직해졌다.
계단을 한칸, 한칸 올라가며
6층이 이렇게 높았었나?
새삼스레 우리집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며 힘겨웠지만,
이렇게 너가 태어난 2016년의 여름도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에피소드로
꽉 채워졌으니, 그걸로 됐다.
그리고 3년 후,
4살이 된 너와 엄마아빠에게
또 다시 같은 시련이 찾아왔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