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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청로 로데 Feb 15. 2022

청보리

시를 쓰다



 곳에서 달려오지 마라

바람이 지날 때마다 언제나 흔들렸다

상처로 꺼끌꺼끌한 몸은 늘 그 자리

네 몸 어느 한구석도 내게 닿지 마라


날 때부터 온 몸에 청록색 비단 걸치고

거친 대지 위로 발을 내려서

청춘을 방황하며 보내다가

누런 소 따르는 노인이 되었다


손으로 만지지 마라

찌던 해 기울고 선선한 바람 불어

땅으로 조용히 고개 떨구면

한 움쿰 거머쥐고 낫으로 베어내어


허기진 밥그릇에 담아내도록

솥단지에 곡식 낱알 우르르 쏟아붓고

마른 가지 불을 지펴

한 상에 둘러앉아 웃음소리 기다리며


고단했던 는 해에 삭풍을 걸었더니

해거름 끝자락에 봄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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