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으로 스포츠 마사지까지
9월 초 학기가 막 시작했을 때 동기들과 마라톤 테이핑 의무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테이핑을 해본 적은 없어서 위에서 잘릴 줄 알았는데, 테이핑 경험이 있는 선배들과 2인 1조가 되는 방식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막상 10월 초에 봉사를 나간다고 생각하니 겨우 한 달이 남은 거라 막막하긴 했다. 다행히도 어떤 식으로 연습하면 되는지를 협회 측에서 보내주셔서 교육용 비공개 영상도 보고, 우리끼리도 매주 한 부위씩 테이핑을 서로 해보는 식으로 준비해 나갔다. 무릎, 발목, 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테이핑이었고 봉사 전 날에는 가볍게 부위별 스트레칭도 해보고 갔다. 봉사 당일, 출발 전 스포츠 테이핑이 있었고, 완주 이후에 스포츠 마사지 부스도 있었기 때문.
나한테는 테이핑 준비물 사려고 유유자적 인터넷 서칭하는 것도 재밌었고 화요일마다 수업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서 테이핑 연습하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봉사 장소까지 오가는 교통편은 문제가 없었는데 조금 스트레스받았던 건 숙소였다. 아무렇게나 자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발품을 팔아 좋은 숙소를 구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씻고 마지막으로 모여서 테이핑 연습까지 한 뒤에 잠깐 눈을 붙이고 일찍 일어났다. 아침인데 개운하지 않고 피곤한 느낌이라 걱정은 됐지만 일단은 봉사 장소로 향했다. 봉사 인원이 모두 7시에 모인 후 협회 측 치료사 선생님들이 부위별 테이핑 데모를 보여주셨고 2인 1조가 되어서 스포츠 테이핑을 바로 시작했다.
처음엔 같은 조인 치료사 쌤을 테이프 컷팅하는 등으로 보조하면서 설문을 하는 위주로 도왔다. 그러다가 쌤과 자리를 바꿔서 내가 테이핑을 하기도 했는데, 주로 무릎과 발목이 많았다. 종아리는 한 번 해본 것 같다. 허리나 햄스트링은 치료사 쌤이 해주셨다. 그렇게 하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테이핑 부스가 다 끝나고 나서 참 뿌듯했다. 정신없이 테이핑만 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었다. 하하. 그 후에 잠깐 찾아온 쉬는 시간에는 동기들이랑 여기저기 다른 부스를 돌아다니며 해나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놀았다. 이러려고 왔나 보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스포츠 마사지 시간이 되었는데, 2인 1조로 전반적인 하체 스트레칭 위주로 해드렸던 것 같다. 앞/뒤쪽 허벅지와 종아리가 주였고, 허리나 발목을 해드리기도 했다. 근육 스트레칭을 해드리면서도 짝꿍이었던 치료사 쌤한테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다. 치료사 선생님은 지금도 패럴림픽 선수촌 치료실에서 일하시는 분이라 임상적인 경험이 많은 분이셨다. 스포츠 마사지도 금세 끝이 났고, 부스를 다 같이 정리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나니 오후 1시가 되었다.
협회에서 키네시오 테이프나 부스 바우처, 로션 등을 챙겨주셔서 가서 봉사 시간만 얻은 게 아니라 선물도 받은 기분이었다. 동기들이랑 끝나고 사진까지 야무지게 찍은 다음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다들 이 시간만을 기다렸는지도. 오예.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한바탕 구워 먹은 다음에, 설빙에 가서 망고빙수와 돼지바빙수를 홀라당 해치워버렸다. 봉사 장소가 서울이었어서 대전까지 갈 길이 먼 덕에 더 오래 있진 못하고 각자의 추석 연휴를 즐기기 위해 이쯤에서 헤어졌다. 다음엔 배드민턴 대회 테이핑 부스를 한 번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