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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라 Aug 07. 2024

행복도 교육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은 시민의 권리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프랑스 학생들


프랑스 학생들의 고교 졸업 인정 및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문과, 이공계, 경제사회계 모든 계열의 필수과목으로 철학 시험이 있다.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논술형 질문과 텍스트 분석으로 4시간 동안 치러진다.


 철학시험에 자주 출시되는 주제 중 하나는 ‘’ 행복이란 무엇인가?’’이다. 긴 학과 과정을 마치고 성인이 되는 문 앞에서 학생들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정리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모든 지식을 배우고 모든 능력을 갖췄어도 행복을 누리는 법을 모르면 기계처럼 소모되는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과연 긴 교육 과정을 힘겹게 통과해 가면서 얼마나 행복을 느꼈으며, 자신의 행복에 대한 철학을 확립하고 논할 만큼의 교육을 받았던가?


아이들은 행복을 느낄 때 건강하게 자라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펼쳐나간다. 그런 면에서 학교 교육에서 아이들에게 지식뿐 아니라 행복을 가르치는 것 역시 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행복을 느끼고 누리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국민의 행복이 정부의 정책 성공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이유이다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은 학문적 성취와 지적 개발뿐 아니라, 심미안과 행복의 개념을 교육 과정에 적극적으로 통합시킨다. 유치원에서부터 초중등교육에 이르는 과정에서 심미안을 통해 아이들에게 행복을 배우게 한다..


프랑스의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심미안을 통해 학생들에게 행복을 가르치는가?


유치원: 감각적 경험과 창의성의 시작

먼저 유치원 교육은 감각적 경험과 창의적 활동에 중점을 둔다. 유치원 단계에서 아이들이 예술적 감각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며, 감정표현과 심미적 감각을 발전시킨다. 미술, 음악, 춤 등의 활동으로 아이들은 창의성을 발휘하고, 감성적 표현을 익히며 자신감을 얻고 자아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 세상을 이해하는 기초를 만들어준다.


초등학교: 학문과 심미적 경험의 융합

초등학교 교육은 2주에 한 번씩 시를 암송하고 문학작품을 읽고 토론하며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명화감상, 미술작품 제작을 통해 예술적 표현을 배운다. 아이들에게 학문적 지식과 심미적 경험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며, 감성적 행복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가게 한다.


중등학교 : 심미안과 사회적 감수성의 통합

중등교육 과정에서는 다양한 예술적, 문화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심미안과 감수성을 통합하여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감과 행복을 배우고, 사회적 연대감과 개인적 자아를 탐색하도록 돕는다


미술, 연극, 음악 수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도 배운다. 또 다양한 이슈에 대한 논의와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아이들이 심미적 경험을 통해 행복을 배우는 과정은 전인적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심미적 경험은 감성적 지능을 향상하고,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사회적 관계를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예술은 시민의 권리이다.

프랑스의 이런 문화 예술을 통한 심미안 교육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문화예술 교육의 많은 부분이 이루어지는 곳은 ‘교실 밖’인데 그 기원은 프랑스 대혁명 사건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인권과 시민의 권리뿐 아니라. 그동안 귀족과 왕족의 특권이었던 예술의 권리 또한 시민에게 되찾아 주었다. ‘예술과 문화는 시민의 권리이다’를 선언하며, 예술품은 더 이상 개인 소장품이 아닌 공공의 문화적 재산이 되어, 루브르 박물관이 대중에게 공개, 박물관은 이후 공공기관으로서 아이들의 교실 밖 수업 장소가 되었다.


교실 밖 수업은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견학, 야외학습, 공연, 지역 예술가들과의 만남, 지역 공동체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교실을 떠나 진행되는 수업이다. 교실에서 배운 이론을 교실 밖에서 실제 경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미술관에서 가서 그림을 보고 재해석된 자신의 그림으로 직접 그려보고, 연극이나 공연에 참여해 실제 창작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심미안 교육을 통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키워주고,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표현함으로 내면화를 돕는다. 이렇게 스스로 내적 흥미를 발견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무한대의 창조의 힘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와의 소통을 배우며 조화와 균형을 배워간다.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듯이, 타인 안에 감춰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이 열려간다.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을 배운다.


자신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갈수록 비교의식과 열등의식, 경쟁에서 자유로와 진다. 시선을 타인에서 자신에게 돌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개발하는데 집중하면,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를 알 때, 자신이 걸어갈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자신에게 만족하면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어쩌면 SNS를 통해 끝없는 비교 속에서 열등의식과 싸우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름다움은 그것을 볼 줄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듯이, 수억 달러 가치의 예술품일지라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능력이 없는 자에겐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심미안으로 자신의 행복을 구축시키는 교육은 수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는 교육이라 할수 있다.


장래 희망 설문에서 ‘부동산 부자가 꿈’이라고 답하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보며, 이들에게 우리는 행복을 무엇이라 가르쳤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 유용한 사람, 더 능력 있는 사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아이들의 마음에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은 행복을 누린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작 아이들의 행복을 가장 바라면서도, 리가 아이들의 마음에 행복이 아닌 다른 것을 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그런 행복일까, 과연 우리는 행복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먼저 우리 자신의 생각부터 돌아봐야 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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