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결혼 #3
질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기에 예로부터 수많은 예술 작품이 다룬 주제이다. 가령,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질투가 어떠한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용맹하고 현명한 장군 오셀로는 아름다운 여인 데스데모나를 부인으로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오셀로는 간신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사리분별이 흐려지고 부인의 외도를 의심한다. 그러다 결국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는 무고한 데스데모나를 살해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질투는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 한 개의 눈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탈무드의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 질투가 사랑의 증거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잠재적 외도를 초래할 모든 가능성을 의심하고 질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은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발상은 소유욕과 질투를 필연적으로 유발하는데, 일부일처제 사회에서는 소유욕과 질투의 정도가 사랑의 온도와 비례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일부일처제 하에서는 배우자의 질투를 유발할 만한 그 어떠한 외부 접촉도 장려되지 않는다. 이러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선을 넘어 다른 상대와 간통하는 자는 천하의 개자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돌팔매질을 당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세태는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질투와 일부일처제는 문명의 발명품이다. 실제로 포유류 중에서 일부일처제를 채택한 비율은 5% 미만에 불과하다. 또한, 인간이라는 종을 놓고 봤을 때도, 인간 사회에 일부일처제가 자리 잡은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600백만 년 인류 역사에서 일부일처제가 정착된 시기는 고작 1%도 되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만 헌신하는 일부일처제는 언뜻 낭만적인 구석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부일처제는 결코 개인 간 애정의 소산이 아니었다. 일부일처제는 폭력적이고 착취적인 사회문화적 특성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일부일처제 가족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공동체이며, 이 체제의 피지배 계급인 여성은 아버지와 남편의 소유물로 간주된다. 참고로, 결혼할 때 지참금을 주고받는 것은 오늘날 여러 문화권에서 성행하는 관습인데, 이는 과거에 여성이라는 소유물에 대한 권리를 정식으로 다른 가문에 넘기는 풍습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부일처제 하에서는 부성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배우자가 아닌 상대와의 섹스는 엄격하게 금한다. 일부일처제가 자리 잡은 초기 문명 시대의 사람들은 정절의 의무에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군혼 시대에는 거의 무제한적으로 성욕을 해소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부모가 지정해준 단 한 사람과만 결혼하고 섹스해야 한다니 말이다. 물론 정절의 원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일처제가 요구하는 성적 자유의 박탈은 간통과 매음으로 벌충되었다.
남성은 정조를 지키지 않을 권리를 관습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장받았다. 남성은 일반적으로 가정 밖에서 사랑을 찾았고 매춘부를 통해 성욕을 해소할 수 있었다. 계급이 높은 남성의 경우, 합법적으로 복수의 여성을 첩으로 거느렸다. 이와 같은 일부다처제는 일부일처제가 확산됨에 따라 오늘날 거의 없어졌지만, 여전히 아랍 문화권에서 남아있다. 일처다부제 역시 일부 문화권에서 드물게 존재하기는 하나, 상당히 보편적이었던 일부다처제에 비하면 예외적 사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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