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삶

2026년을 맞아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 회고록을 쓴다. 2026년 1월 1일, 커피를 마시며 한 해를 돌아본다.


2025년 - 나는 다섯 시쯤부터 행복해진다

2024년 - 새로운 챕터

2023년 -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2022년 - 순간아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2021년 -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는 계획

2020년 - 이때는 없다. 찾아보니 <결혼의 종말> 원고 마감을 한참 하고 있었다

2019년 - 새해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번 년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전업투자와 출산 준비. 작년 말 퇴사 후, 이번 년은 전업투자자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아낸 1년이었다. 1년 정도 해보고 어려움이 있으면 바로 재취업을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적성에 맞아서 다행이다. 전업투자자의 삶에 대한 생각은 얼마 전 작성한 적이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전업투자 1년 복기


두 번째는 출산 준비. 아내와 상의 후 아이를 갖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제 아이를 키우지 않는 가정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다들 고생은 하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 같다. 다른 차원의 행복이 열리는 느낌. 부모가 자식한테서 느끼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숭고함을 체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삶의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임신에서부터 출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쉬운 것은 아니라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정말 소중한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기에 이 또한 지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여자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신경을 쓰며 아내를 배려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종종 투닥거리고 혼날 때가 있긴 하지만.


삶이 많이 심플해졌다. 라이프 스타일도, 인간관계도. 일, 휴식, 산책, 운동 등과 같은 매일의 루틴을 지키며, 주로 집과 동네에서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이제는 일하면서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전업투자자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며 대부분의 시간을 아내와 함께 보낸다. 이번 가을에는 특히 아내와 산책을 많이 했는데, 한적한 평일 오후에 산책을 하며 맛집, 카페를 자주 갔던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디 멀리 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일상의 평범함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참 좋다.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남자 주인공 프랭크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무엇이 필요한 지 파악하고, 무엇이 불필요한지 아는 것, 이것이 재고관리다"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아내와 다른 의견을 가진 그는 삶의 재고관리 및 아내와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비극을 맞는다. 삶에도 능숙한 재고관리 스킬이 요구된다. 불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들만 추려서 심플하게 유지하는 것.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 이번 한 해는 이것들에 집중해서 최대한 심플하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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