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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May 24.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기억(3)

[기억 1주차 - 심리] 3. 기억의 과정 모형

기억 모형? 

본격적으로 심리학자들이 만든 기억의 모형들을 살펴보기에 앞서 왜 모형을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심리학자들이 모형으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고자 하는 이유는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기억 역시 직접 만지거나 보는 것이 불가능한데요, 애초에 기억이라는 용어가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학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기억이라는 두리뭉실하고 추상적인 용어를 객관적이고 측정이 가능한 방식으로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대상을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하도록 정의하는 과정을 조작적 정의라고 부르며, 이렇게 조작적 정의로 만들어낸 개념을 구성적 개념이라고 부릅니다. 기억이라는 현상을 부호화, 저장, 인출이라는 세 단계로 나눈 것도 이러한 구성적 개념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억을 연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사진출처: kr.vonvon.me

심리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연구하기 위해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을 토대로 구성 개념을 형성하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추론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모형이 인간 마음의 어떤 부분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는 분명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 연구를 거듭해나가면서 모형이 개선된다면 인간 마음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의 끝에 모든 것을 100%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이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비록 출발점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구성적 개념에 불과했지만, 그 모형이 인간의 특정 인지기능을 100% 설명하고 예측하게 된다면, 모형이 바로 우리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와 같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애킨슨과 쉬프린의 모형 (Atkinson & Shiffrin model)


가장 먼저 알아볼 기억 모형은 애킨슨과 쉬프린의 모형입니다. 이 모형의 이름은 이것을 개발한 심리학자, 리처드 애킨슨(Richard Atkinson)과 리처드 쉬프린(Richard Shiffri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는데요, ‘다중 저장소 모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모형은 기억 모형들 중 고전적인 모형에 속하지만 아직까지 기억 연구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단기기억’‘장기기억’이라는 용어 역시 이 모형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애킨슨과 쉬프린 모형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억을 세 단계의 저장소로 나눈다는 것입니다. 각 저장소는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에 따라 구분되는데, 외부로부터 입력된 정보는 각 단계를 거쳐서 계속 저장되거나 혹은 도중에 망각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애킨슨과 쉬프린의 기억 모형 / 사진 출처: Home Learning


(i) 감각기억(sensory memory)

감각기억은 외부로부터 정보가 입력되면 가장 처음 머물게 되는 저장소입니다. 이 저장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정보들은 다음 단계인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저장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감각기억은 1초 정도만 흘러도 기억 내용이 쉽게 사라질 정도로 지속시간은 무척 짧습니다. 그래서 1초도 머무르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어떻게 기억이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감각기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불꽃의 잔상으로 쓰인 글씨를 볼 수 있는 이유는?         / 사진출처: keywordsuggest.org

영사기억(iconic memory)시각에 대한 감각기억을 의미하는데, 감각기억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영사기억에 대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불빛이 나는 물체를 휘두르면 잔상이 남는데, 이러한 잔상도 영사기억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약 1초밖에 정보를 저장할 수는 없지만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에 의하면 영사기억은 약 9개의 정보까지 저장할 수 있습니다(Sperling, 1960). 이렇게 영사기억에 저장되는 정보는 망막에 남은 잔상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되기 때문에 단순한 잔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기억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i) 단기기억(short-term memory, STM)

감각 기억에 들어온 정보들이 망각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단기기억에 도달하게 됩니다. 단기기억의 지속 시간은 짧으면 수 초 정도에서 길면 2~3 분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기기억이 감각기억보다는 지속시간이 길기는 하지만 그래도 몇 분이 지나면 곧 망각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rehearsal)이라는 것을 수행해야 합니다. 시연이란 단기기억에 들어온 정보를 잊지 않기 위해 그것을 되풀이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러분도 전화번호를 옮겨 적기 위해 메모장을 찾는 동안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속으로 번호를 중얼거렸던 경험을 가지고 계실 텐데요, 시연은 마음속에서 그러한 중얼거림을 반복하는 과정입니다.


단기 기억의 용량은 7 ± 2 개 / 사진출처: All About Psychology

단기기억의 용량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조지 밀러(George A. Miller)라는 심리학자가 수행한 것입니다. 1956년에 수행된 이 연구는 ‘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라는 인상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요, 2만 번 이상이나 인용된 매우 유명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단기기억 용량은 약 5~9개 사이입니다. 밀러의 실험은 간단하게 여러 숫자가 나열된 것을 보여주고 나서 기억 검사를 하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연구의 제목이 시사하듯, 7 ± 2인 5~9개의 숫자를 단기기억에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밀러의 연구가 재미있는 점은, 청킹(Chunking)을 통해 실질적인 기억 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인데요, 여기서 청킹이란 정보들을 구획으로 나누어서 덩어리들로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201705010157이라는 12개의 숫자를 2017, 0501, 0157이라는 세 개의 덩어리로 나누는 것이 바로 청킹입니다. 12개의 숫자를 그대로 외우려고 하면 단기기억의 용량인 5~9개를 초과하지만 3개의 덩어리로 묶으면 같은 정보인데도 불구하고 3개의 용량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잘 암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조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밀러의 실험에서는 단기기억의 용량이 5~9개 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의 많은 연구자들은 단기 기억 용량이 실제로는 그보다 더 작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기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우선 같은 정보량이라도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다면 에빙하우스 연구에서 살펴보았듯이 망각이 일어나 기억의 용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정보를 기억하고 있을 때, 그보다 빨리 습득했던 정보가 기억을 방해할 수도 있고(순행 간섭) 반대로 새로 기억한 정보가 이전에 습득한 정보의 기억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역행 간섭). 이러한 영향들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단기기억의 용량은 3~5개에 가까울 것이라고 합니다.

 

(iii) 장기기억(long-term memory, LTM)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을 통과하여 들어온 정보들이 머무르는 곳으로, 말 그대로 정보가 오랫동안 저장되는 곳입니다. 아직까지 장기기억은 용량이나 지속시간의 한계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어떤 연구자들은 장기기억은 사실상 용량과 지속시간이 무한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야기하는 기억의 대부분은 장기기억에 속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장기기억을 이루는 내용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인 ‘기억의 내용 모형’ 편에서 다루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2) 작업기억 모형(working memory model, WM)

다음으로 알아볼 기억 모형은 앨런 배들리(Alan Baddeley)라는 인지심리학자가 제안한 작업기억 모형입니다그가 제안한 작업기억이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그것을 조작하거나 통합하는 역동적인 작업이 포함된 기억의 개념입니다앞서 언급했던 애킨슨과 쉬프린 모형에서의 기억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정보들이 수동적으로 들어오는 과정에 가까웠는데요, 작업기억은 들어온 정보들을 역동적으로 조작하고 통합하기 위한 작업 책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업기억에 들어온 정보들은 일시적으로 머무르기 때문에 앞서 말한 모형의 단기기억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작업기억에서는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단기기억과 달리 기억 내용에 대한 인지적 작업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모형은 단기 기억을 확장하고 세분화를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앨런 배들리의 작업기억 모형 / 사진출처: Pinterest


시공간 메모장은 물체의 색, 형태, 움직임, 위치 등을 일시적으로 저장한다. / 사진출처: ClipartFest

(i) 시공간 메모장(visuo-spatial sketchpad)

시공간 메모장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시공간적인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작업기억의 한 구성요소입니다. 이전의 애킨슨과 쉬프린 모형의 단기기억과는 달리 작업기억 모형에서는 시공간적인 정보와 청각적인 정보가 별도의 저장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공간 메모장에는 물체의 색, 형태와 같은 시각적인 정보와 움직임, 위치와 같은 공간적인 정보들이 저장됩니다. 시공간 메모장은 청각적인 정보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음운 회로와는 독립적인 용량을 가지고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공간 메모장에 저장되는 시각적인 정보와 공간적인 정보들의 처리도 어느 정도 독립적이라고 합니다.


(ii) 음운 회로(phonological loop)

음은 회로는 언어 이해와 청각적 시연에 중요하다. / 사진출처: Working Mother magazine

음운 회로는 청각적인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작업기억의 한 요소로 앞서 이야기했듯이 시공간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시공간 메모장과는 독립적입니다. 음운 회로는 언어의 이해와 청각적 시연(rehearsal)에 중요한데, 이에 따라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언어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운 저장소(phonological store)는 말 그대로 청각적인 정보, 언어적인 정보들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한 부분은 조음 되뇌기 체계(articulatory loop)로 청각적 시연이 일어나는 곳인데요, 앞서 단기기억에서 언급했던 속으로 중얼거리는 기능이 바로 청각적 시연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빠르게 사라졌을 기억들을 계속 마음속에서 되뇌면서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각 언어 이해와 시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운 저장소는 내면의 귀(inner ear)이고 조음 되뇌기 체계는 내면의 목소리(inner voic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iii) 중앙 집행기(central executive) 

중앙 집행기는 다른 작업기억 요소를 조율한다. / 사진출처: Psychteacher

중앙 집행기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나머지 작업기억의 구성요소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정한 종류의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이 아니라 시공간 잡기장, 음운 회로와 같은 저장소들을 통제하고 조율하기 때문에 중앙 집행기는 의사결정, 계획과 같은 상위 인지 기능과 관련이 깊습니다. 애킨슨과 쉬프린 모형의 단기기억과 달리 작업기억은 역동적으로 정보를 조작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바로 그러한 일을 하는 구성요소가 중앙 집행기입니다. 특정한 일을 하는 도중 다른 일로 옮겨가는 과제의 전환, 저장된 정보들 중 특정한 것에만 관심을 두는 선택적 주의, 관심 없는 정보들을 처리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중앙 집행기의 역할은 다양하고 매우 중요합니다. 


(iv) 일화적 완충장치(episodic buffer)

일화적 완충장치는 조각 난 정보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돈 시켜준다. / 사진출처: TVXS mobile

마지막으로 알아볼 작업기억의 구성요소는 일화적 완충장치입니다. 이 구성요소는 처음 작업기억 모형이 제시되었을 때는 없었지만 그 이후에 배들리에 의해 새롭게 추가된 것입니다. 일화적 완충장치는 작업기억 구성요소들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한데 묶어 일화적인 표상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작업기억 모형에 따르면 시공간적인 정보는 시공간 메모장에서, 청각적인 정보는 음운 회로에서 각기 별도로 처리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최근에 있었던 우리의 경험을 떠올릴 때는 어떤가요? 실제로 우리가 회상할 때의 기억은 정보들이 조각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화로 잘 통합된 채로 떠오릅니다. 이러한 종류의 기억을 일화 기억(episodic memory)이라 부르는데, 일화적 완충장치는 조각나 있는 정보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잘 정돈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작업기억은 다중 저장소 모형의 수동적인 단기기억 개념을 보완해줄 수 있다. / 사진출처: Introduction to Instructional Design

작업기억은 최근에도 기억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념입니다. 작업기억 모형은 애킨슨과 쉬프린 모형의 단기기억과 유사하면서도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구성요소들까지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기억을 대체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작업기억이 장기 기억과 별도로 존재하는 시스템이 맞는지에 대해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업기억은 시공간 메모장, 음운 회로, 중앙 집행기, 일화적 완충장치로 구성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아직까지는 더 일반적입니다.


(3) 병렬 분산처리 모형 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 model(PDP-model)

병렬 분산처리 모형(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 model), 즉 PDP 모형이라고 부르는 기억 모형은 가장 최근에 제안된 기억 모형들 중 하나이고 앞에서 이야기한 다중 저장소 모형이나 작업기억 모형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기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병렬 분산처리 모형은 연결주의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마디들의 연결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통해서 기억을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PDP 모형에서 기억 표상은 마디가 아니라 연결에 의해 이루어진다. / 원 사진출처: technical recipes

    PDP 모형에 따르면 기억 표상은 마디 자체가 아니라 마디들 간의 연결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한 마디가 활성화된다면 그와 연결되어 있는 다른 마디들에까지 활성화가 확산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활성화 확산은 장기기억의 활성화된 일부분을 작업기억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와 잘 들어맞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장기 기억과 작업기억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장기기억 중 활성화된 것을 작업기억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PDP 모형은 또한 점화 기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점화(priming)란 어떠한 자극에 노출되는 것이 그것과 관련된 다른 대상에 대한 정보처리를 촉진시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어떤 대상을 직접 학습하거나 떠올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과 관련되어 있는 다른 대상을 보거나 생각한 것이 수행을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에 대한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하위 개념인 개별 품종의 개들이나 상위 개념인 동물이라는 개념에 대한 정보처리가 더 빨리 진행되도록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PDP 모형은 이러한 점화 효과를 한 마디에서의 활성화가 네트워크 상에 연결되어 있는 다른 마디들로 확산되어 일어나는 것이라는 매우 간단한 설명을 제공해줍니다.


PDP 모형은 활성화 확산의 원리를 통해 점화 효과를 매우 쉽게 설명해준다.

 

모형을 만드는 것은 좀 더 나은 이해를 위한 중간 과정이 아닐까? / 사진출처: http://ecarus.tistory.com/116, Scena Criminis

지금까지 기억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형들인 애킨슨과 쉬프린의 모형, 작업기억 모형, PDP 모형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기억을 설명하는 가장 완벽한 하나의 모형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존하는 모형들은 모두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의 모형만이 정답이고 나머지는 틀린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습니다. 혹 이렇게 많은 모형들을 만드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마치 코끼리를 만지는 장님처럼 단편적인 부분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각 모형들은 기억의 특정한 측면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계속 연구가 진행될수록 모형은 좀 더 실제에 가까워질 것이고, 어쩌면 기존 모형들이 합쳐져 기억에 대한 좀 더 통합적인 모형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모형을 만드는 것은 무의미한 행위가 아니라, 좀 더 나은 이해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코싸인 심리팀]


참고문헌

김민식, 손영숙, 안서원 역(RobertSternberg 저), 『인지심리학(3판)』, 박학사, 2005.

김현택, 신맹식, 최준식 역(MarkGluck, Eduardo Mercado, Catherine Myers 저), 『학습과 기억』, 시그마프레스, 2011.

Sperling, G. (1960). The information available in brief visual presentations. Psychological monographs: General and applied, 74(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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