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 쇼크’ 여파로 국채, 달러 등 안전자산은 물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도 함께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갈 곳 잃은 자금의 피난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가격 상승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1만달러를 돌파해 4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렇다면 지금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시점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내가 자산 대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내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지녔다고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철저한 보수적 투자자다. 언제나 위험을 계산하고, 가장 낮은 리스크 구간을 선호한다.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역사상 최고치에 올라 있다. 이는 동시에, 조정 가능성이 크고, 하락 위험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에 있어 가장 위험한 타이밍이다. 투자에서 가장 피해야 할 시점이 바로 ‘모두가 흥분하고 있을 때’다.
따라서 새롭게 자산을 투입한다면, 나는 오히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미국 국채와 달러처럼 리스크가 낮은 자산을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산의 리스크는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미국 국채와 달러는 하방 위험이 제한적이다. 물론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지하로 떨어지더라도 지상 5층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지상 1층에서 떨어지는 것이 낫다. 지금의 국채와 달러는 바로 그런 ‘낮은 위치’에 있다. 따라서 새롭게 자산을 투입해야 한다면, 나는 이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선택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보수적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