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 머리가 희끗한 경비원이 긴 대나무 싸리빗자루로 빗질을 하는 뒷모습이 멀리 보인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자꾸 다시 날려오는 꽃잎들이 성가신지, 아직은 아침바람이 차가운지 기운없어 보인다.
피다 말고 떨어지는 꽃잎들, 새 잎이 나기전 차례 비켜주듯 겨우 내 버틴 마른 낙엽들이 싸리빗자루에 쓸려 어디론가 달려간다.
아저씨는 쓸어모은 꽃잎과 낙엽들을 모아 화단 구석 바람없는 곳에 한데 모아놓는다. 꽃의 무덤처럼...
몇몇은 급히 부는 바람에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실려가 숨어서 썩어간다.
꽃다운 나이라는 말은 언젠가 시들고 말 것 임을 내포하고 있어서 당최 칭찬이 아니다. 일종의 저주에 가깝다.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고 푸른 잎이 돋아나는 나무도 있고
따뜻한 봄이 오기 전에 찬바람 속에 피어나는 고독한 매화도 있고 고고하게 피었다가 추하게 녹아버리는 목련같은 나무도 있다.
꽃송이가 덩이째 뭉텅이 뭉텅이 떨어지고 대신 사시사철 푸른 잎으로 여미는 동백같은 나무도 있다.
모두 한 때 꽃다운 시기가 있던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