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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두 그릇 먹으면 두 배로 행복할까?

by 돌돌이


밥을 두 그릇 먹으면 두 배로 행복할까? 밥 한 그릇에 포만감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배가 작은 사람에겐 한 그릇을 다 먹는 것은 고통을 초래할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더 먹고 싶어서 추가로 먹은 두 번째 밥은 처음 먹었을 때 보다 만족감이 크지 않다. 욕심을 부려 계속 먹다 보면 속도 더부룩해진다. 더 먹고 싶은 욕구는 나를 더 힘들게 한다.


밥 두 그릇을 먹어도 두 배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은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을 때도 적용할 수 있다. 한우를 먹고 호텔 뷔페를 가도 내가 느끼는 만족감은 순간에 그친다. 나는 먹는 게 중요한 사람이고 우리 가족은 식비를 아끼지 않는 편이지만 먹는 즐거움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 대신 외식과 배달음식은 준비와 뒷정리가 없다는 장점이 크기에 애용하지만 외식이 아내가 준비한 저녁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진 않는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우리의 삶 속엔 잊고 있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쯤 되니 무엇을 먹고 얼마나 많이 먹느냐도 그렇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나이 40이 넘어야 깨닫는 나라니. 스님들은 반찬 가짓수도 양도 한정적이다. 그들은 식사시간조차 수양을 위해 사용한다. 특정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주어진 반찬 가짓수가 작아도 그들은 받아들인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먹는 행위는 집착을 닮았다. 수행 중인 스님들은 생의 집착을 벗어나고자 한다. 식사 시간도 수행의 한 일부였다.


분명 먹는 즐거움은 더할 나위 없지만, 그것에 초점을 맞추진 않을 것이다. 혀 끝과 입안이 느끼는 풍만 감도 중요하지만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명상, 독서, 영화 감상, 가족과의 식사 등. 욕구의 충족이 무조건 행복으로 가진 않지만 균형 있게 맞춰 갈 생각이다. 욕구란 건 충족되고 나면 또 다른 욕구를 만든다. 욕심으로 변해 버리면 얼굴에서 나타난다. 나이 40살이 되니 내가 어떤 삶을 살아온 건지 거울을 보면서 느끼고 있다. 눈가의 주름을 보니 나름 즐겁게 살고 있는 듯하다.


p.s - 두 그릇은 먹지 않는 삶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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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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