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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칼라새 Aug 05. 2024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

인생 에세이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

악동뮤지션의 노래입니다.

가사가 너무 좋아서 산책길에 이어폰으로 자주 듣는 음악입니다.


어제는 이 노래를 들으니 지난 세월 부부로 함께한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부부의 인연을 맺고 배우면서 동행하며 많은 길을 함께 걸어온 것에 고맙습니다.


저녁이 되니 발길이 뜸하던 산책길에는 어느새 퇴근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북적거립니다. 넉넉했던 길이 비좁아집니다.


둘이었던 부부에게 애들이 생기면서 집이 좁아지고 생활이 변화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의 어려움을 함께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후회됩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신나고 즐겁게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합니다.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부모의 가장 좋은 선물은 믿음과 기다림이라는 것을 되뇌어 봅니다.


석촌호수에 밤이 내리니 연인들이 반달 조각배를 띄웁니다.

아내와 둘이 오붓이 오리 배를 타며 땀나도록 노를 젖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좋으니 타 보고 싶어집니다.


자녀의 미래는 부부의 화목이 결정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가 지니 불빛이 나무를 밝힙니다.

우리의 인생도 서로가 힘들 때 자신의 빛으로 서로를 비추어 주고 격려해 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서로에게 짐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손잡아 주고 나눠주는 관계이기를...


험한 인생의 계단에서 서로에게 노래가 되고 두 손 맞잡고 함께 동행하는 음악같은 삶이기를...

오월의 여왕 장미보다 뜨겁고 붉게 사랑했던 연애 시절을 떠올립니다.


비록 몇 개월이었을 지라도 그때의 뜨거움이 지금을 있게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당신은 나에게 꽃이고 향기라고...

언젠가 우리의 삶이 힘들어져 자이로 드롭처럼 내리막을 가고 있을 때도 함께여서 고마웠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이기고 나니 더욱 의리로 살게 됩니다.

저 성을 사달라고 하던 앳된 아내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사주지는 못하지만 늘 내 마음 속 공주였습니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습니다. 풋풋한 모습이...


화려한 인생은 부질없음을 깨닫습니다.

외롭습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알게 되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마침내 깨닫게 되는 것!


'있을 때 잘하고, 잘 나갈 때 겸손해라.'

'진인사 대처명: 하늘의 명이 아닌 아내의 명'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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