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거짓말처럼 입덧이 시작됐다.
입덧이라는 게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얼마나 괴로운 증상인지는 몰랐다.
들은 적도, 아니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오징어배 낚시를 간 적이 있다.
그날을 통틀어 기억에 남는 것은 바다의 푸르름도, 낚시의 즐거움도 아닌 배멀미의 괴로움뿐이었다.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 몸을 흔들어대는 오징어배 때문에, 나는 낚시는커녕 토악질만을 계속해대야 했다.
딱 그 날, 그 오징어배에서의 울렁거림.
그 울렁거림이 온종일 계속되는 것이 바로 내가 경험한 입덧이었다.
고개를 베개에 대면, 나는 어김없이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한 가운데에 놓여졌다.
누운 지 5분도 채 못 되어 위액을 토해내는 일이 반복되었다.
먹으면 먹은 것을 토하고,
먹지 않으면 위액을 토했다.
토하느라 기운이 하나도 없었음에도 자리에 편하게 누울 수조차 없는,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버티고 견디어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다는 사실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사람마다 입덧의 정도와 방식, 지속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괴로워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아야하는 것일까,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모든 것이 원망스럽고, 힘겹게 느껴졌다.
오롯이 나 혼자 견디어내야만 했던 시간.
입덧, 그 울렁거림의 시간 동안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