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임신은 아니었다.
신혼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아이를 가졌으면 했기에,
어쩌면 계획이 틀어져버린 거라 할 수도 있겠다.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지금에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어왔다.
자책과 원망, 두려움...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아 다행인 일들이 참 많았다.
어린 시절의 내 계획대로라면
나는 피아노를 제멋대로 주무르며
비둘기를 멸종시키는 약이나 개발하고 있는
괴짜 과학자가 되었음이 틀림없지 않은가.
계획이 무너져 내린 오늘,
무너짐이 다행이었던 순간들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괜찮다,
분명 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이와 함께-라는 더 풍성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