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에펠탑이다’
남산서울타워를 본 아이가 좋아라 외친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탑을 보고 탑이라고는 하네.
‘이건 프랑스 에펠탑이 아니라, 우리나라 남산서울타워야. 비슷하게 생겼지? 둘 다 뾰족뾰족’
나는 피식 웃으며 아이에게 대답했다.
‘우와, 남산타워 멋지다!’
아이가 다시 좋아서 외친다.
생각해보니 아이와 남산서울타워를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아이는 오늘 생애 처음으로, 서울의 주요관광명소인 남산서울타워를 보게 된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서울타워 꼭대기에 올랐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덕에 서울 곳곳이 깨끗하게 내려다보였다.
‘다들 쬐끄맣네, 우리 가족이 제일 크다! 내가 제일 높은데 있다!’
아이가 방방 뛰며 신나서 외쳤다.
자기 얼굴보다 큰 솜사탕을 손에 들고선 사방팔방을 경쾌하게 뛰어다닌다.
그렇게나 좋을까.
반면,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심드렁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아이처럼 좋아라 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걷는 일만으로도 설레는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 이리도 시큰둥한 사람이 되어버렸는지.
뭐, 난 여기가 처음이 아니니까, 익숙한 곳이니까,
그렇게 뻔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엄마, 이것도 좀 봐봐요!’
아이가 내 손을 끌어당기며, 나를 보고 싱긋 웃어보인다.
문득 아차 싶다.
아이의 눈에 비칠 엄마의 모습은 어떨까.
앞으로도 나는 아이의 많은 처음을 함께 하게 될 텐데.
그 순간 다른 건 몰라도 심드렁하고, 시큰둥한 엄마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의 설렘을 함께 누리고,
또 함께 기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래, 나 또한 아이와 함께하는, 다름 아닌 ‘첫 번째’ 남산서울타워 나들이가 아니던가!
이렇게 청명한 가을날,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그래 얼마나 좋아!
‘그래 같이 가보자’
혼자 갔으면 절대 보지 않았을 전통무예공연을 보고,
아이와 함께 국악 연주를 감상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오늘 하루는 처음이니까,
이왕이면 아이처럼 더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내야 겠다고.
남산서울타워가 처음은 아닙니다만,
마치 처음인 것처럼 보고 또 느낄 수 있었던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