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한잔의 여유 May 25. 2021

일할 준비를 하며

일을 하려면 가장 먼저 체력을 길러라

일흔네번째 에피소드다.


국회의원은 당선된다고 바로 국회의원이 아니다. 전임자가 국회의원 임기를 마무리할 때까지, 당선자의 신분으로 등원 준비를 해야 한다. 국회의원회관 자리도 배정받아야 하며, 보좌직원들을 확실히 정리하여 임용준비를 해야한다. 지역구에는 후원회 사무실을 두며, 등원 이후 바로 일할 수 있도록 내부인테리어 공사도 마무리해야한다. 그리고 선거를 치루었으니 집기 및 회계정리를 동시에 해야한다. 15%이상을 득표한 자는 선거비용을 보존받을 수 있고 회계책임자의 역량에 따라 그 보존률은 차이가 난다. 100%를 보존받는 건 불가능하고 85~90%를 보존받는 것도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제출하고 나면 보완, 보완, 또 보완의 끊임없는 과정에서 진이 다 빠진다. 보통 75~80%를 보존받는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현수막 비용이 10만원이었다면 게시전 벽면, 게시후 벽면, 철거전 벽면, 철거후 벽면 등으로 타이머가 나오는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 날짜와 시간이 반드시 나와야 인정되며, 증빙이 미비된 부분이 있다면 10만원의 92%만 보존하여 9만2천원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선거보존 비용은 최종정리가 된다. 정말 진이 빠진다.


이 과정을 한달 안에 끝내고 등원을 해야한다.

보좌직원들은 임용준비를 해야하며 신체검사, 이력서, 신원보증서 등 별정직 공무원에 알맞은 서류양식을 챙겨야 한다. 위의 과정을 동시에 하면서 임용준비를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나 역시 후다닥! 준비를 한 뒤, 신체검사만 남는 상태라서 공무원 임용 신체검사가 되는 지정병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제 끝!이란 생각으로 내일 제출하고 끝내려고 했다.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간수치가 높아서 보류라는 것이다. 덜컥! 겁이 났다. 의사선생님이 나에게 "술 드세요?"라고 물었다. "아니오." 내가 답했다. "담배는요?" "아니오." "거..참 이상하네.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요?" 오고가던 대화 끝에 나온 이야기. "네.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습니다." "오늘 다시 측정해보고 내일 다시 봅시다." 다음날이 되었고 결과가 동일해서 또 보류였다. 갑자기 스트레스가 몸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오늘 한번 더 받아봅시다." 다행히도 3차 시도만에 나는 신체검사를 통과했다.


드라마 <미생>에서 "제대로 일을 하려면 체력부터 길러라"라는 말이 나온다. 극히 공감한다. 일은 단기 임팩트보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순간 다가오는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이다. 체력이 약하다면 위기가 찾아올 때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생긴다. 그날 이후 바로 피트니스센터를 등록했다.


매일 걷고 뛰고 그리고 땀을 흘려 스트레스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1년이 지났고 10kg를 감량했다. 체력은 더 좋아졌고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지않고 운동으로 풀고 있으며 전성기 때 외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선거승리 이후 처음으로 한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