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 후 첫 리딩. 제발 크게 성공하길 바랐는데, 결국 또 강제청산. 모든 희망이 날아가는 기분. 켈리황은 달콤한 말로 매번 희망을 주지만 수익 없는 희망은 공염불이 되어 나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몇몇 사람들은 켈리황의 리딩으로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시작하면 된다고 긍정의 목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담보금을 강제청산 당한 사람들의 진심은 원금회복. 켈리황의 손절 없는 리딩에 대한 의심의 톡을 올린 사람들의 결말은 언제나 강퇴.
'켈리황은 여러분들을 속이고 사기를 치고 있는 거예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라는 톡과 함께 스스로 나가기를 선택한 간호사 이현이라는 분.
믿고 싶지 않았고 믿어지지도 않는 내용. 그 누구도 이현님의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모진 욕들이 난무했다. 특히, 켈리황을 극성찬양했던 몇몇 사람들로 시작해 들불처럼 번지는 이현에 대한 비난. 마치, 또 누군가 켈리황을 의심하면, 이현처럼 짓이겨지고 찢길 것이라는 경고 같았다.
나의 의심의 씨앗은 싹을 틔워 자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암울한 현실. 켈리황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 설령, 켈리호가 난파선일지라도 올라타고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톡에 초긍정으로 대응하는 몇몇 사람들. 자신들의 계좌를 증거 삼아 또다시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철면피들.
모든 투자기간 동안 총 7000만 원의 손해. 이를 어쩌나.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도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만약, 집을 팔고 이사를 가서 마련할 시드로 과연 원금을 회복할 수는 있는 것인가? 미궁에 빠진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렇게 청산당한 사람들의 돈은 결국 누군가의 계좌로 들어가겠지. 넉넉한 담보금이 수익을 빨아들이 듯, 돈이 돈을 벌겠지. 인생 참.
하나님 제가 돈 때문에 그동안 피폐한 삶을 사신 거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이제는 좀 부유하고 풍요롭게 살 때가 되지 않았나요! 저도 부자로 살고 싶어요. 베풀고 나누며 살고 싶어요. 돈 걱정 안 하고 살고 싶어요. 저를 이 땅에 보내시어, 그 모진 핍박과 맘고생을 시키셨으면, 그에 합당한 열매를 주 실 법도 하지 않으십니까! 물질축복을 주신다고 해서 절대 엄한데 쓰지 않겠습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에 물질을 쓰겠습니다. 주님 이 벌레만도 못한 이학주 사랑으로 돌보아주세요! 진짜 별로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오늘도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문득문득 그날의 그 순간이 나의 머릿속을 지배한다. 강제청산되기 전에 내가 먼저 손절할걸. 그날의 리딩을 따라가지 말걸. 누군가를 100퍼센트 믿은 내 잘못이다.
이것은 내 책임이다.
갑자기 세월호의 침몰로 수많은 귀중한 생명을 잃게 했던 사건이 떠오른다. 아니다 싶으면 나왔어야 했는데. 모든 순간순간이 자책과 자괴감으로 빈틈없이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