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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걷고파!

자유로운 삶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결심하고 가장 많이 포기한 것이 운동이다. 학창 시절에도 체육시간이 가장 싫었다. 특히, 나에게 달리기란 죽기보다 싫은 활동이었다. 오뉴월 땡볕에 오래 달리기를 했던 기억은 지금도 나를 진저리 치게 만든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불평불만 없이 했던 운동은 걷기이다. 소풍을 가든 여행을 가든 곧잘 걸어 다녔다. 성인이 되고 오너드라이버가 된 이후로 걷기는 내 삶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40대가 된 어느 날.
  책에 대한 동경만 하던 나는, 우연히 독서법을 배우게 되었고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책과의 인연은 나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되었고, 포스팅도 하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게 되었다.

그저 그런 변화된 나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것이 새온독(새벽 온라인 독서모임)이다. 평일 매일 새벽 5시 30분부터 7시까지 독서와 BES(Butterfly Effect Speech)를 선배님들과 함께 한다. 오감독서를 통해 나는 성장하고 변화하기 시작했다. 좋은 것을 인풋 하다 보니, 좋은 것을 아웃풋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아침 걷기이다. 한 때, 바디프로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헬스장도 다녔지만, 얼마 못 가서 그만두었다.


 아침 걷기는 벌써 4년째 꾸준히 하고 있다.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만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유명 연예인이 관심받으려고 쓴 거 아니야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책을 집어 들었다.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걷기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지극히 평범한 걷기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걷기에 대한 재평가가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처음 걷기를 시작할 때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빼먹기도 하고 여러 이유를 들어 나를 설득하기도 했다. 그때, 나를 잡아 준 것이 새온독 선배님들이다. 걷기 인증샷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셨다. 그 에너지가 너무나 커서 비 오고 눈 오고 춥고 더워도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 새온독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봤지만,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만약, 4년 전으로 돌아가서 새온독을 다시 할 거냐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 할 수 있다. '백퍼'라고.

누구나 운동이 좋다는 것도 알고 있고,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화를 신고 현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한 걸음이 두 걸음 되고 두 걸음이 세 걸음이 된다. 초보 워커가 꾸준히 걷기를 하기 위해서는 걷기 앱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소한 성취감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 지금은 누구의 지지와 인정보다는 내가 좋아서 걷는다. 자연스럽게 배고프면 밥 먹듯이, 걷고프면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의 쓰레기도 분리수거하고 창의적인 생각도 하고 마음의 여유공간도 만든다.
배고프면 밥 먹고, 걷고프면 걷고, 술 고프면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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