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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May 15. 2020

이십오 플러스알파

자우림 - 스물다섯, 스물하나

자우림 - 스물다섯, 스물하나 듣기


 스물다섯으로 돌아가고 싶다. 스물다섯에서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얼굴도 변하지 않고 그 누구도 내 나이 들어감을 모른다면. 내가 내 나이를 밝히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르게 된다면. 나는 통통 튀는 젊음으로 여기저기를 여행할 것이며 언젠가 어느 곳에서 당신을 만나게 되면 당신 없이 보낸 수십 년의 시간에 대해 잔소리를 해댈 것이다. 우리는 처음 만난 순간 우리의 비밀을 털어놓고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과거, 너무 어렸기 때문에 했던 선택들도 우리는 그때와 같은 모습을 하고 후회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보내줄 것이다. 나는 스물다섯의 얼굴을 하고 당신에게 손을 흔들 것이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당신을 그리워할 거라고, 이 순간이 우리 만남의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당신은 나의 '이십오 플러스알파'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은 서로의 나이를 숨긴 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숫자는 그들의 사랑을 막지 못하리라. 그들은 서로의 스물다섯을 동경하며 조금 더 일찍 만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리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즐거웠어요."

"만나서 즐거웠어요."

"당신은 스물다섯, 그 해에 무슨 생각을 했나요? 내가 없던 그 시절에...."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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