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느려도 결국 도착하는 사람들-방향을 잃지 않으면 성공한다.
인생은 결국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싸움이다.
세상은 빠른 성공에 환호하지만, 나는 안다.
묵묵히 자기 길을 끝까지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들을 ‘슬로 스타터’, 늦게 피는 꽃이라 부른다. 늦게 피지만, 그 향기는 오래도록 남는다.
링컨, 커널 샌더스, 줄리아 차일드, 하워드 슐츠.
이들은 빠르지 않았지만, 방향을 잃지 않았기에 결국 도착했다.
이제 나는, 그들처럼 한 걸음씩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늦게 피는 꽃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피어난다.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 쓴 글이, 결국 나를 나답게 만들었다.”
‘브리짓 존스’의 저자 헬렌 필딩은, 처음부터 소설가가 아니었다. 그녀는 BBC 방송국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며, 늘 타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남의 성공, 남의 인생, 남의 목소리를 정리하고 편집하면서, 마음 어딘가엔 늘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그런 그녀가 30대 중반, 한 일간지에 ‘브리짓 존스’라는 가상의 싱글 여성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실수투성이에 연애에도 일에도 자신 없는 여성의 일상이 때론 웃기고, 때론 아팠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결혼과 다이어트, 연애와 회사 생활에 매번 좌절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브리짓의 이야기는 수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헬렌 필딩은 전 세계 여성이 사랑하는 작가가 되었다.
헬렌은 브리짓 존스로 30대 중반에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전까지는 남의 이야기를 만들던 사람이었지만, 그녀는 언제나 자신만의 꿈과 방향을 놓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의 목소리로 말하고 싶다”는 그녀의 오래된 꿈은, 브리짓 존스라는 이름을 통해 마침내 세상에 닿았다.
그녀는 자신만의 속도로, 결국 인생의 정점에 도착했다.
“나는 단지 옷을 만든 게 아니라, 여성을 위한 무기를 만들고 싶었다.”
다이앤은 벨기에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어머니는 아우슈비츠 생존자였다.
극한을 견디며 살아낸 어머니 곁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배웠다.
세상은 이유 없이 부서지기도 하기에, 사람은 존재만으로도 강해야 한다는 것을.
10대 후반, 스위스 유학 시절에 만난 독일 귀족 출신의 왕자와 결혼하면서 유럽 사교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다이앤은 그 세계의 장식품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의 아내로만 존재하고 싶지 않았다. 나만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이후, 그녀는 뉴욕으로 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DVF’를 시작했고, 1974년, 세상을 바꿔놓을 ‘랩 드레스’를 내놓는다.
실크 저지 소재로 여성의 몸을 유연하게 감싸주는 이 드레스는 기능성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췄다. 출산 후 복귀한 여성들, 커리어를 다시 시작한 여성들,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여성들이 이 옷을 입으며 말했다.
“랩 드레스를 입으면, 나는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랩 드레스는 전 세계에서 500만 장 이상 팔리며 패션계의 혁명을 일으켰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옷이 여성들에게 건넨 메시지였다.
“나는 너를 숨기지 않아. 나는 너를 드러내고, 감싸고, 자랑할 거야.”
그녀는 옷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여성에게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주는 무기를 선물한 셈이었다.
랩 드레스는 단지 옷이 아니라, 자립의 상징이 되었고, 여성들이 “이 옷을 입었을 때 나는 내 삶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도구였다.
70대가 넘은 그녀는 여전히 현역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여성 리더십을 위한 비영리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다이앤은 화려한 타이틀보다 ‘내가 만든 이름‘을 택했고, 그 이름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늦게 시작했지만, 내 이름으로 인생을 디자인했어요.”
헬렌 필딩.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한 명은 수십 번의 교정 끝에 단어를 다듬던 기자였고, 한 명은 왕자의 아내로 불리던 무명 디자이너였다.
그들은 단번에 도착하진 않았지만, 결국 가장 자신다운 곳에 닿았다.
헬렌은 여성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일기’를 통해 세계를 바꾸었고, 다이앤은 여성의 몸을 감싸며 “너는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드레스’로 세상을 감쌌다.
둘은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말을 걸었다.
하나는 마음을, 하나는 몸을 감쌌지만, 그 뿌리는 같았다. 자신만의 리듬으로 도착해도 괜찮다는 걸, 그들은 삶으로 증명했다
세상은 여전히 속도를 재고, 경쟁을 부추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빠르지 않아도 매일 한 걸음씩, 속도를 지나 꾸준히 걸어간 사람만이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을.
헬렌 필딩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신 쓰던 기자에서 ‘자기 이름’으로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는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다이앤’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여성의 삶을 감싸 안았다.
그들이 대신 전해주는 목소리가 있다.
“남의 이름에 묻히지 말고, 당신의 이름으로 빛나라.”
“누군가의 그림자에 머물지 말고, 당신의 이름으로 걸어가라.”
헬렌은 쓰고, 다이앤은 입혔다.
한 명은 글로, 다른 한 명은 드레스로.
여성도 자신만의 목소리로 세상과 마주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들은 ‘빨리 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방향을 잃지 말라 ‘고. 보여줬다.
결국, 인생은 방향의 싸움이다.
속도에 쫓기지 마라. 타인의 코스에 끌려가지 마라. 당신 안의 ‘왜’에 집중하라. 방향은 거기서 시작된다.
좋아하는 일을, 당신의 언어로, 당신의 방식대로 이어가라. 그러면 길은 스스로 만들어지고, 그 길이 곧 당신이 도착할 곳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
첫째, 진심을 따라가야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길이 아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길을 택하라.
그 길은 더뎌도, 결국 당신을 당신답게 만든다.
둘째, 자신만의 언어를 가질 것.
모든 여정엔 흔들림이 따른다.
그럴 때 중심을 잡아주는 건, 타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다.
셋째, 비교하지 말고 집중하라.
남들이 빨리 가는 것 같아도 괜찮다.
당신의 리듬으로 걷는 것이 결국 가장 멀리 가는 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하라.
이름을 잃지 않는다면, 길도 잃지 않는다.
명성보다 방향을. 속도보다 진심을 따라 걸어라.
당신은 언젠가 도착할 것이다.
그 누구의 이름도 아닌, 오직 당신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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