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거울 속에 나 자신에게-지금은 초라해 보여도 결국 달라질 거야
“초라함은 끝이 아니다. 변화가 시작되는 징후일 뿐이다.”
어쩌면 지금, 당신은 인생의 ‘흐림‘속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의욕이 가라앉고, 잠도 잘 오지 않고, 사람들이 당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자꾸만 마음이 졸아드는 시기.
초라한 날을 견디는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 그 자체로 이미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고 있는 순간이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 날이 있다. 주변은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고,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 조급해지고,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순간들.
그럴 때면 나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와 비올라 데이비스를 떠올린다.
‘보잘것없는 시작’을 견디며 끝내 찬란한 빛을 피워낸 두 사람의 이야기. 그들의 진솔한 고백은 오늘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지금은 눈에 띄지 않아도, 언젠가는 빛날 수 있어.”
엘리자베스 길버트(Elizabeth Gilbert)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 30대 중반에 인생의 바닥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이혼과 우울증, 자기 상실로 무너졌던 어느 날,
욕실 바닥에 주저앉아 울던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나는 아직 살아 있어. 내가 얼마나 무너졌든, 살아 있는 한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이 고백은 그녀의 대표작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로 이어진다. 이 책은 여행의 기록이기보단, 치유와 회복의 에세이다. 상실과 무너짐 속에서, 어떻게든 다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한때 촉망받는 저널리스트였다. <GQ>, <뉴욕 타임스 매거진> 같은 유수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날카로운 시선과 독특한 문체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GQ>에 실린 기사 하나는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이 눈앞에 있었고, 문단도 그녀를 주목했다. 하지만 그런 찬사들 속에서도, 그녀의 마음은 점점 깊은 침묵과 공허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글을 쓰고 주목을 받으며 사람들 앞에 서 있었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우울증과 불면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내던 그녀는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1년간의 여행길에 오른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와 와인, 인도에서는 깊은 명상, 발리에서는 다시 사랑을 배우며 그녀는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 간다. 그 시간들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치유의 여정이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그 여정을 글로 옮겼고, 그렇게 탄생한 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출간과 동시에 세계적인 공감을 얻었다.
수천만 독자의 마음을 울린 이 책은 이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그녀를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시키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단지 여행의 기록이 아니라, 내면을 회복해 가는 여정이다.
무너진 삶에서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운 한 여성의 진심 어린 고백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삶을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넨다.
이 책으로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베스트셀러 작가를 넘어, 회복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는 세계적인 멘토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성공은 ‘히트작’ 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의 바닥에서도 자신을 놓지 않고, 묵묵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견뎌낸 그 시간들 속에 있었다.
지금도 그녀는 글을 쓰고, 여성들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용기에 대해 강연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무너짐 이후의 회복과 자기 발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오늘도 이렇게 말해준다.
“삶이 무너졌을 때, 당신은 끝난 게 아니다. 그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비올라 데이비스(Viola Davis)는 할리우드에서 드물게 EGOT(에미, 그래미, 오스카, 토니) 4관왕을 이룬 배우다.
하지만 그녀의 시작은 참혹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빈민가,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쥐와 바퀴벌레가 함께 사는 집에서 굶주림에 쓰레기통을 뒤진 적도 있었다.
학교에서는 가난한 냄새와 검은 피부 때문에 손가락질을 당했고, 밤이면 술 취한 이웃들이 휘젓는 집에서 공포에 떨며 잠을 청해야 했다
그녀는 늘 ‘보이지 않던 아이’였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달랐다. 연극 수업 시간, 주어진 대사를 읊을 때마다 그녀의 안에 감춰져 있던 용기가 미세하게 떨리며 피어나기 시작했다.
비올라는 말한다. “나는 내가 가진 가장 아픈 부분을 꺼내어야만 진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폭력, 인종차별, 빈곤. 그 모든 조건이 그녀를 막았지만, 비올라는 연극이라는 꿈에 매달렸다.
그녀는 뉴욕 줄리아드 음대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연기 공부를 했고, 무대에서 단역을 전전하다가 영화 <더 헬프>, <페인티드 레이디>, <아무도 모른다>,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 등에서 강렬한 연기로 주목받는다.
비올라는 이렇게 회고한다.
“내가 처음으로 꿈을 꿨던 순간은, 누군가 나를 ‘괜찮은 존재’라고 말해주길 바랄 때였어요.”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정받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인종, 성별, 외모까지 모든 기준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극 무대에서,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한 걸음씩 커리어를 쌓아가며 그녀는 결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는다. 그리고 마침내, EGOT라는 전설의 자리에 오른다.
이제 그녀는 단지 연기자가 아니다. 억눌렸던 이들의 서사를 대변하는 강인한 목소리, 그 자체가 되었다. 그녀는 사회적 약자와 여성, 흑인 커뮤니티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당신의 과거보다 더 큰 존재입니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단순한 성공을 넘어, 상처 입은 존재들의 대변자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끌어안고, 그 침묵에 의미를 부여했다.
어린 시절, 스스로를 가난하고 더럽고 무가치하다고 느꼈던 그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아이의 외침을, 지금의 그녀가 대신 전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와 비올라 데이비스, 이 두 사람이 ‘대단해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무너진 자리에서 자신을 성실히 돌보는 법을 배웠고, 고요한 시간 속에서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지금은 빛나 보이지만, 누구나 한때는 길을 잃고 흔들리던 시절이 있다. 엘리자베스도, 비올라도 그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지금 당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어쩌면 아주 중요한 시기일 수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 순간에도, 당신은 자라고 있다. 단단해지고 있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던 내면의 근육이, 바로 지금, 조용히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무기력하고 초라한 시간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방향을 잃는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대단한 계획’이 아니라, 나를 다시 세우는 작은 질문 하나다.
지금 이 질문을 마주할 자격이 있는 당신에게, 나는 이 세 가지를 건넨다.
1. “나는 무엇을 계속할 수 있을까?”
지금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계속할 수 있는 ‘무언가’를 붙잡는 게 진짜 힘이다. 크고 거창할 필요도 없다. 단 하나라도 좋다. 그건 당신을 지탱할 일상의 닻이 될 것이다.
예) 하루에 한 문장 글쓰기, 가볍게 몸을 푸는 스트레칭 10분, 잠들기 전,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
2. “이 시간에 내가 배울 수 있는 건 뭘까?”
초라한 시기엔 불안과 무력감이 자주 찾아온다. 이 감정들은 당신이 진짜로 마주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불안은,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 있다는 신호이며 무력감은, 당신이 마음 깊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서두르지 말고, 지금의 감정을 잘 들여다보자.
3. “누가 나와 비슷한 시간을 겪었을까?”
당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이 시간을 지나왔다.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어보자.
실패했던 순간들, 멈춰 있었던 시기, 조용히 견디던 날들 속에 지금 당신의 시간이 겹쳐 있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시간을 견뎌낸 누군가를 떠올리는 순간, 당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1. ‘기록’은 느림 속의 기적을 만든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매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기록했다. 당신도 하루에 한 문장,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적어보자.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쌓이면, 어느 순간 당신만의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2. ‘1일 1 실행’의 마법
비올라 데이비스는 단역이어도 매일 연습하고 오디션을 준비했다. 하루에 딱 하나, 가장 작은 실행을 실천해 보자. 쌓이는 건 속도가 아니라 실력이다.
3. ‘나만의 속도’에 익숙해지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만 비교하자. 1밀리미터씩이라도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4. 마음을 지키는 루틴 만들기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파스타 한 접시를 기쁘게 먹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도 좋아하는 음악, 따뜻한 음식, 짧은 산책, 짧은 명상 같은 루틴으로 마음을 돌봤다. 작지만 확실한 기쁨이 나를 단단하게 해 줬다.
5. 지금의 정체된 시간을 ‘내 인생의 챕터’로 명명하기
“이건 내 성장의 챕터야”라고 말해보자. 이름을 붙이는 순간, 막막하고 무의미해 보였던 시간이 조금씩 방향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다.
기억하자.
지금 당신은 느린 것이 아니라,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해도, 매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것 자체가 큰 전진이다.
아직 빛나지 않는 건, 빛을 품고 있는 중이라는 뜻일 수 있다.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은, 내면의 판이 조용히 뒤집히고 있다는 신호다.
오늘만큼은 완벽해지려고 애쓰기보다, 이 시간이 당신 안의 깊은 근육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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