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같이 살면 안 되나요?

01&91, <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

by 수수

‘맞닿은 곳의 온도’가 매일 느껴지고 기억되는, 서로가 서로에게 집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 둘은 부부가 아니며, 결혼하지 않았다. <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의 공일과 구일은 결혼 제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동거하는 커플이다.


남성인 공일과 달리 여성인 구일은 부모님에게 동거를 알리지도 못했지만, 둘은 서로의 사랑에 둘이 아닌 다른 책임을 감당하려 하거나 둘이 아닌 다른 목소리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함께 살기를 선택했다. 함께 사는 방법이 결혼뿐이라면, 그 결혼이란 것은 둘 외에 너무 많은 것들을 감당해야 하고 변화되어야 하는 지금에서 과연 쉽게, 아무렇지 않게 선택될 수 있는 걸까.


‘로망’. 그것이 지워지지 않게 결혼 없이,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참 간질간질 예쁘고 부럽기도 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기본값에 일종의 ‘불편’이 따라오는 거라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것을 서로가 감당하기로 한 것은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나, 지지 등이 기반되는 거라 생각한다. 같이 산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안고 걸어가는 행위인 것이다.


그럼에도 어쩐지 괜히 혼자 아쉽고 빈 공간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다 채워지지 않은 나의 비어있는 여백을 이 책의 마지막에서 채워나갈 수 있었다.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결혼을 선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 동성 커플, 동반자법, 현재의 결혼제도가 갖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주어서 나의 마음이 다독여졌다.


그게 누구이든 함께 살고 싶다면 그들 외 다른 이들의 함부로 향해지는 편견과 시선 없이, 그리고 나아가 삶의 불안과 생존의 위협 없이 살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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